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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초등학교 시절이 있었다. 매일이 즐거웠지만, 수업 시간에 갑자기 선생님께서 칠판에 나와서 문제를 풀라고 하면 당황스러웠다. 또 하나 생생한 기억은 영어 단어 시험이었다. 선생님께서 rainbow를 영어로 불러주셨고 나를 포함한 모든 친구가 어떻게 쓸지 몰라 연필 소리 없이 조용히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r/,/e/,/ɪ/,/n/,/b/,/o/,/ʊ/를 하나씩 발음해 주셨고 그제야 다른 친구들은 책상 위에서 연필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단어를 썼다. 그 순간 나는 선생님의 힌트를
교육
한국교원대신문
2025.11.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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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정규 및 기간제 교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립학교 교원 10명 중 4명가량이 기간제 교원으로 채워지는 등 사학법인의 기간제 교원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기간제 교사 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해 2024년 61,001명에 달했고,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기간제 교원 수가 급증하며 교육의 안정성과 공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호에서는 그 실태와
교육
황준호 기자
2025.11.0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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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때 사범대 학생회를 운영해 보면서 처음으로 내 안에도 주체성이라는 것이 있음을 자각한 이후 중고등학생 때부터 학생회를 운영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교육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입시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학교에서 학생자치회 업무를 맡게 되었다. 나처럼 덜렁대지만, 의욕이 넘치는 학생회장을 중심으로 서른 명가량의 학생자치회 친구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여러 행사를 기획했다. 그런데 바로 벽에 부딪혔다. 학생자치회는 자치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가장 주요한 예시는 학교가 전교학생회장이 선거 당시 후보로서 내걸
교육
한국교원대신문
2025.11.0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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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초·중·고등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법률개정안(이하 개정안)이 가결되었다. 해당 법안은 9월 16일 대통령이 공포하였으며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돼 2026학년도 신학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511호 교육면에서는 해당 개정안의 내용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살펴보고자 한다. ◇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 "이 법은 아이들의 시간과 삶을 돌려주려는 것"지난 9월 16일 공포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학생은 수업
교육
정준우 기자
2025.10.1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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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사가 된 지 어언 6년이 지난 역사 교사다. 보통 교직 경력 3년 차가 되면 교직에 회의감을 품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그 시기에 통과의례로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진행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도 임용에 합격하고 두 해를 보내면서 점차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말을 되뇌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런 내 상황은 코로나19의 영향도 있겠지만, 역사를 가르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문제에서 비롯했다. 나는 역사를 왜 가르치고, 학생은 역사를 왜 배울까? 역사 수업이 재미없다고
교육
한국교원대신문
2025.10.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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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은 영유아의 심신을 보호하고 발달 특성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대두되는 한편, 교육부는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 728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정지도와 처분을 시행했다. 이번호 교육면에서는 개정안의 내용과 그에 대한 반응, 교육부의 적발 및 처분 사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영유아 시기 사교육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 …
교육
서수연 기자
2025.09.2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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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이하 AIDT)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일선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이 가중되고, 다양한 반응이 오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이번호 교육면에서는 AIDT를 둘러싼 논쟁이 시사하는 바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AIDT의 법적 지위 격하, 계약 구조와 예산 문제 등 여러 혼란 발생지난 8월 4일, 국회가 AIDT의 법적 지위를
교육
정경진 기자
2025.09.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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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논문을 쓰고 있는 석사 학위 지망생이지만, 교원대에서 1년 반 동안 학생으로 지내며 학생의 마음을 몸소 느껴본 교사였기에 그 깨달음들을 적어보려 한다. 솔직히 나는 내 인생에 더 이상 공부의 심화 과정은 없다고 믿었다. 대학교 졸업, 그리고 임용고시 합격과 동시에 나는 대학교에 얼씬조차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둘씩 대학원에 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충분히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다고 자만했던 것 같다. 아마, 그렇게까지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교육과정은 꾸
교육
한국교원대신문
2025.09.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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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늘 아이들의 다채로운 얼굴들로 가득하다. 손을 번쩍 들며 답을 외치는 아이,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연필만 굴리고 있는 아이, 눈빛으로 다른 친구와 장난치는 아이… 당신이라면 어떤 얼굴에 더 눈길이 갈 것 같은가. 첫 발령을 받았던 학교에서, 나의 시선은 영어 시간이면 유독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작아지는 표정들에 멈추곤 했다. 중학교 3학년임에도 알파벳 소리가 낯설고, 간단한 문장 하나 쓰기조차 버거워하는 아이들이었다.처음엔 솔직히 그 아이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니, 초등학교 때 뭐했지? 와… 이 아이들로
교육
한국교원대신문
2025.09.0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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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일과 중, 하루에 1, 2교시는 영어 시간이다. 우리 친구들에게 있어 그 2시간은 고난의 연속이다. 우선 선생님 입에서 나오는 말들 대부분이 한국어가 아니라 알아듣기 힘들다. 교과서에도, 수업 ppt에도 꼬부라진 알파벳뿐이다. 머리를 쥐어짜 단어 의미를 떠올려도, 문법을 몰라 해석이 안 된다. 선생님이 읽고 있는 저 문장은 대체 몇 번째 줄이지? 수업 흐름을 따라가는 게 벅차다. 주어, 동사, 목적격, 양보절- 분명 한국말인데, 이게 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열심히 다른 친구에게 물어가며 열심히 필기를 해보지만, 어떤 시
교육
한국교원대신문
2025.05.2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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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과대학 학생들(이하 의대생)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서 결국 대규모 유급과 제적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로 다가왔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에서 8천 명이 넘는 학생이 유급 대상자로 분류됐으며, 이는 전체 재학생의 40%를 넘는 수치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의료 인력 공백 문제를 넘어 의학교육 시스템 전반의 혼란과 대학 입시 지형 변화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에 따른 영향과 이에 대한 정부 및 의료계의 입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 의과대학 재학생 절반 가까이 '유급'… 의학
교육
정준우 기자
2025.05.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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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신감이 없는 교사이다. 항상 동료 교사들보다 뒤처질까 봐 전전긍긍하며 동료들의 수업, 학급 활동, 상담 기법 등을 염탐하고 따라 하기 일쑤다. 왠지 모르게 나보다 동료 선생님을 더 반가워하는 듯한 학생들의 리액션을 목격할 때면 나는 감당할 수 없는 부러움을 느끼며 한없이 작아진다. 이렇게 열등감 덩어리인 나지만, 그래도 나름 내세우고 싶은 사실이 있다. 나는 이름하여 ‘장학금 헌터’다. 교직 경력 8년 동안 총 네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안겨주었는데, 총금액으로 따지면 1억 원 가까이다. S군이 첫 번째 타자였다. 까무잡잡한
교육
한국교원대신문
2025.05.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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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인천의 한 특수교사가 업무 과중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있었다. 이후 특수교육 분야의 학급 및 학교 시설 부족 문제와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 두드러져 왔지만, 아직 해소되지 못하였다는 것이 현장의 주된 의견이다. 실제로 특수교육의 현장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많은 교원이 인당 6명 이상의 학생을 맡게 되며 특수교육에 필요한 개별화 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늘어가는 장애 학생들에 비하여 이러한 학생들을 수용할 특수교육 시설이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들려오고 있다. ◇ 특수교육의
교육
박예담 기자
2025.05.1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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