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초등총동문회 회장 백선수
지난 10월 24일(금), 무릎담요 전달식에 다녀왔습니다.
1985학번 유연희 선배님께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개인적으로 무릎담요와 핫팩을 나누어 주시던 일이 이제는 초등교육과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따뜻한 손길이 세대를 잇는 든든한 다리가 되었음을 느낍니다. 선배님의 작지만 깊은 ‘착한 영향력’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며 ‘혹시 이 자리가 후배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94학번 후배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서로 연락하고 모일 수 있어 정말 좋았다”라고 전해왔습니다. 참 다행스럽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식이었습니다.
여러 선배님께서 “모두 합격할 것”이라며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셨고, 덕분에 후배들이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 간 듯했습니다. 내년에는 심화 과정 대표뿐 아니라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4학년 학생들이 모두 참석해 선배님들의 응원을 직접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3학년 대표(학생회장)도 함께 참여하여 핫팩을 전달한다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후배들의 다짐을 듣는 시간에는 “우리도 꼭 합격해서 선배님들처럼 후배들에게 보답하겠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참으로 뿌듯했습니다.
교육의 근본은 ‘사랑’이라 하지요. 선후배 간의 따뜻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교육의 뿌리를 굳건히 세워가는 모습에서, 어느 후배의 말처럼 “이런 학교가 진정한 명문대학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서 참석해 주신 94학번 이봉연 대표와 동기분, 정진영 부회장님, 그리고 내년 행사를 위해 미리 참여해 주신 95학번 이종호 대표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정된 인생의 시간 속에서 반나절을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신 그 마음은 마치 생명을 나누는 일과도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그 ‘생명’이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사 속에서 느낀 보람과 기쁨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동문이 함께하여, 선후배 모두가 좋은 기운을 나누는 따뜻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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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신바람이냐 시스템이냐?』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의 요지는 사회가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서는 ‘신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등총동문회는 ‘무릎담요 전달식’뿐 아니라 매년 5월 셋째 주 주말에 총동문회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때 점심 식사는 학번별로 돌아가며 준비하는 전통이 있는데, 올해는 88학번이 담당하였고 내년에는 89학번의 차례입니다. 체육대회에는 졸업생뿐 아니라 재학생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이 모교에서 좋은 추억을 쌓고 졸업 후에도 다시 돌아와 후배들을 챙길 수 있는 따뜻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는, 체육 활동에 큰 관심이 없는 동문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보여행도 함께 추진해 보려 합니다. 첫 시도로 올겨울에는 ‘무주 눈꽃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문회 예산이 넉넉하지 않기에, 체육대회 경비의 일부를 학번별로 순환하며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선배님과 후배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합니다. 하루빨리 동문회가 체계적인 운영 기반을 갖추어, 전국 각지에 있는 동문이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상부상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