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강의 물은 뒤의 물이 앞의 물을 밀어 낸다는 중국의 정치가 등소평(鄧小平)의 말처럼, 우리의 삶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행하는 각양각색의 행동들도 예측을 불허할 만큼 변화무쌍하다. 

변하는 학생들의 행동과 일찍부터 형성된 교사의 틀에 박힌 사고는 당연히 충돌하기 마련이다. 이미 굳어버린 교사의 눈에 다양하게 비치어지는 학생들은 이젠 더 이상 교사의 머리속에서 짜 맞추어 놓은 그런 학생들이 아니다. 굳어져버린 전통적 학생관을 계속적으로 고집하는 교사는 수많은 학생 하나하나의 독특한 특성들을 하나로 묶어서 본다. 교사는 학생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교사가 학생을 의무적으로 보는 그 눈은 대부분 “~ 해라”와 “~을 하지 마라”의 단조로운 이분법의 틀 속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또는 다르게 변형시켜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행위 기재의 인식을 가지고 교사의 굳어져 버린 사고의 틀을 녹여나가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과거에 일상적으로 반복해서 길들여진 사고의 틀을 창의적으로 깨트려 보려는 사고가 열린 교육의 의미임을 확인하고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다양한 행동 유형 앞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알기 쉬운 공약수와 같은 학생의 행동 유형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다양한 행동 유형 가운데서 어떤 행동의 공약수를 찾아 어떤 교육 이론을 만드는 것은 교육이론가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어쩌면 이러한 일은 교육자 역시 모두가 느끼고 찾아야 하는 중요한 임무라고 본다. 약간은 본능적이고, 약간은 이성적인 학생들의 행동은 자기들의 눈높이에서만 모든 대상을 바라보려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자기에게 불리한 것이 있으면 피하려는 방어 자세를 보이는데, 이러한 현상은 어찌 보면 단조로운 학생의 행동 유형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름지기 교육을 업으로 하는 교육자들은 학생들의 이와 같은 단조로운 면을 빨리 간파하여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가 보통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간파하는 것을 넘어서 학생들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들에 대하여 학부모들이 크게 기대를 걸고 지켜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크게 기대를 하고 지켜본다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만일 그들이 교사를 일반인들과 같이 보통의 학생관을 가진 존재로 생각한다면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미술의 경우, 선이나 점 그리고 색만으로 이루어진 난해한 추상화는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에게 보다 잘 이해될 것이다. 또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특정한 음악 형식 안에서 다양한 리듬, 가락, 화성으로 이루어진 악곡을 일반 사람보다 훨씬 잘 이해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사가 학생을 바라보는 눈도 보통 사람의 눈과는 다른, 전문가적인 그 무엇이 있어야 할 것이다. 화가가 평범하게 산재되어 있는 대상에서 명화를 그려내고, 작곡가가 단순한 오선지와 연필을 가지고 아름다운 명곡을 창조해 내듯이 교육자는 순진하게 행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의 내면에 무언가를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눈의 잣대를 높여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진흙탕 속에서도 아름다운 대상을 뽑아낼 수 있는 화가처럼, 교사는 전문적 사고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을 발견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교사는 시인이 언어를 꿰매어 영혼을 흔들어 대듯, 또한 화가가 상상력을 동원하여 실제의 꽃보다 더 실감나는 꽃을 그려내듯, 평범한 학생에게서 비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예리한 관찰력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교사는 어떤 일에든 전문가의 수준에 도달하고자 노력을 하여야 한다. 그래서 “교사가 왜 저럴까?”라는 질책보다는 “그러니까 교사지”, “과연 교사니까 그렇게 하지”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학생들이 표출하는 수많은 행동들을 번쩍이는 섬광처럼 지적하여 여러 가지 방향을 잡아주는 교사의 전문가적인 눈에 대하여 보통 사람들은 신뢰하고 감사해야 한다. 교사라면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친다는 개념만을 떠올리는 보통 사람들의 판에 박힌 사고를 바꾸어야 한다. 교사는 어른의 눈과 어린이의 눈을 동시에 가져야 하고, 분리와 종합의 전문가적인 판단 능력을 동원해서 보통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학생들의 내면적 내용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고와 눈높이를 지녀야 하는 존재이어야 한다. 
교육자는 보통 사람의 사고를 한 차원 더 높여 교육전문가적인 능력을 가져야 하는 존재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물론, 교사라고 남이 보지 못하는 것만을 골라서 보라는 법은 없다. 남이 평범하게 보는 것에서 한 차원 더 높여 비범한 면까지를 통찰할 수 있는 교육전문가적인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질을 망각하고 바라보는 눈은 아무리 예리하다 할지라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교사는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