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4. 12. 1.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행복이란 물질의 소유 혹은 지식의 소유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다양한 행복의 공식들이 아이들에게 제시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마음속으로 부모와 진정한 대화를 원한다. 교사 ․ 부모 ․ 친구 모두 간에 차가운 머리가 아닌 따뜻한 가슴의 대화가 필요하다. 핵가족 시대에 살고 있는 다자녀 가정이 드문 현실에서 동네의 주민들은 공동체적 배려와 나눔의 역할을 하면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성공을 위한 무한 경쟁 궤도에 강제로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 교육에서의 경쟁과 승리는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에게 승리와 패배의 세상 원리를 미리 설파할 필요는 없다. 사회에 나가면 자연히 겪게 되는 현상인 것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이며 철학자인 위르겐 하버마스는 자신의 저서 ‘소통 행위의 이론’에서 인간은 공감을 통해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주장하였다. 누구나가 인간이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면서, 공감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인간애의 정신이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부터 길러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의 감수성은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향해 확장되어야 한다. 모든 생물권과 자연권이 존중될 때 이 지구상에서 우리의 삶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행동주의 철학자 리프킨은 상호간의 공감은 자녀 양육과 사회적 행동 교육에 있어서 핵심이 되어야 하며, 이 같은 인간의 공감 능력이 결국 인류 문명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소통’이 큰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실로 소통의 문제는 우리 주변의 환경, 특히 어린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인간 삶의 환경을 둘러싼 사회 제도의 개혁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가정 ․ 학교 ․ 지역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임을 증명해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획일적인 성공만을 강요하는 경쟁의 시대에 맞서 인간애에 바탕을 둔 새로운 정신적 규범과 각성이 일어나야 한다. 소통을 위해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공감’이다. 공감은 소통을 돕고 행복을 낳는다. 공감 능력은 친구 ․ 동료 간의 수평적인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조직 내의 수직적인 관계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한 행복 교육이 강조되는 최근, 학교의 음악 교육은 매우 의미가 크다. 20세기 초 독일의 ‘청소년음악운동’을 이끌었던 독일의 국민음악교육자 프리츠 외데(F. Jöde, 1887~1970)는 음악을 통한 공감과 행복을 요구하였다. 그는 “만약 내가 인간의 혀와 천사의 혀로 노래할지라도 내 마음속에 음악이 없다면, 나는 그저 울리는 꽹과리와 같고 소리 나는 방울일 뿐이다.”라고 말하였다. 외데에 의하면, 음악은 생명이며 천부적으로 행복이란 속성을 지닌다. 음악이 생명이라 함은 음악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자들에게도 음악이 마음속에 살아 움직여 감동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데는 음악이 인간의 즐거운 삶과 여가를 위한 교량적 역할을 한다는 차원을 넘어 천부적으로 행복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 천부적 속성을 지닌 음악을 인간에게 접하게 함으로써 세속적인 산업 사회에 있어서 음악의 치유적인 능력을 보이고자 하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행복이라는 천부적 속성을 지닌 음악의 혁신적인 힘이 현대 시대에 강하게 발휘될 수 있기를 희망하였다.
  인간애에 바탕을 둔 학교 음악 교육은 바로 인간의 공감 능력을 길러 행복한 삶을 이끌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야 한다. 2007년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해설서의 ‘생활화’ 영역에 진술된 가족 및 친구와 음악하기, 학생 ․ 학부모 ․ 교사의 합동 음악회, 지역 사회의 행사나 마을 축제에서 음악하기, 병원 ․ 양로원 방문 공연 등은 행복 교육으로서 음악 교육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행복과 인성에 초점을 맞춘 학교 음악 교육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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