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총장 후보들이 많은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다.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고, 또 그럼으로써 우리 대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어떻게 그려갈 것인 가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정책들을 표명하고 있다. 각 후보들이 내 놓는 공약의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 대학의 자체적인 재정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에서는 그리 커다란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렇듯 총장 후보자들이 대부분 공감하는 문제의식처럼 우리 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안정적인 학교발전을 위한 재원을 독자적으로 마련하는 시도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새로운 변화와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추동할 수 있는 시도들은 일정한 비용 이 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채, 학교발전을 위한 거창한 사업과 복지 서비 스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 실현가능성이 결여된, 말 그대로의 ‘빌 공(空)’자 공약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담론에 덧붙여서 우리 대학 교육환경의 내실을 다지자는 것을 상기하였으면 좋겠다. 우리 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재원을 우리 학교의 독자적인 역량으로 어떻게 마련할 것 인가에 대한 고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그러한 돈을 무엇을 위하여, 또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이 워낙에 어려운 재정기반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학교의 외연을 확대하는 노력을 통해서 우리의 살림밑천이 넉넉해지는 상상만으로도 흐뭇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넉넉해진 살림밑천 자체가 우리 대학의 발전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많은 사립대학들이 엄청난 액수의 재단 전입금을 쌓아올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접하는 교육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세간의 비판처럼, 대학의 재정기반을 다지는 노력과 더불어서 대학이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을 바탕으로 교육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사업과 지원 서비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분명히 우리 대학 차원에서는 학생들을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령 교육실습을 가기 위하여 미호 삼거리까지 걸어나가야 하는 학생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방학에 학교에 남아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숙사 식당의 문은 굳게 닫혀져 있다. 또한 분필가루가 날리고 책걸상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산만한 교실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의 모습은 학교 구성원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으로부터 유리된 학교환경 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 대학은 ‘교실친화적 교사 양성’이라는 비전을 ‘교사와 학생에 친화적이지 않은 대학’에서 실현하려고 애썼던 것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무엇보다도 우리 대학 학생들이 생활하고 공부하는 학교공간에 대한 냉정한 반성과 대응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으로 풀이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대학의 교육환경을 보다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생생한 요 구를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고, 이들의 목소리에 대하여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학생 모두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학생들은 현재 상당한 수준으로 위축되어 있는 학생 들의 총학생회가 활성화될 수 있는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그럼으 로써 학교의 중요한 구성 주체로서 스스로의 권익과 의무를 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 측에서는 전향적인 자세로 학생들의 민원이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운영의 동반자로서 학생들을 생각하고 이들과소통할때, 보다 내실있는 학교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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