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전환 정책에 따라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면서 에듀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고 교육계와 에듀테크 산업계가 협력하여 교육혁신을 주도하는 디지털 시대를 대비하고자 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를 위한 교과서 발행 체제의 변화는 매우 오래된 서책형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학교 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테크놀로지의 도입이며, 교과서 발행 법규와 개발 절차의 변화는 우리 교육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동반할 것이므로 우리 교원양성대학과 구성원은 AI 디지털교과서가 불러올 대학교육과 연구의 변화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구상할 시간이 다가왔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설계, 개발, 보급을 위한 사전검토 과정에 교원양성대학이 민관학 협력의 중심에 주요 파트너로 기여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대학과 학과 차원의 참여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계획이 발표되면서 상당수의 관계 연구기관, 민간기업, 선도학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정책 도입과정에 투입되는 반면, 교원양성대학과 교육전문가의 역할은 크게 돋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교과 내용 전문가와 교육공학 전문가들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교육전문가들도 AI 디지털교과서가 불러올 미래교실 수업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고 준비하기 벅찬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 기반 학교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테크놀로지의 도입을 의미하며, 도서 발행 법규와 개발 절차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책형 교과서로의 회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원양성대학은 AI 디지털교과서의 채택으로 바뀌게 될 교과서 내용 집필과 교수학습의 변화를 교과별로 고민할 수 있도록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교과서의 신기능과 보완 방향을 제안할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으로 인한 교과교육의 변화는 교원양성대학의 교과별 수업과 교재연구 과정에 신속하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은 국어(특수), 수학, 영어, 정보 등 일부 교과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2025년 1학기부터 전국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며, 이에 발맞추어 AI 디지털교과서의 검인정 과정은 올해 하반기부터 곧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부의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계획에 따르면 민간 개발사는 2024년 8월까지 AI 디지털교과서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하고, 2024년 하반기에 다양한 검증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교원양성대학들의 전문가들도 예비교사 양성 교육을 위해 AI 디지털교과서의 주요 기능과 활용 방법을 연구하기에는 1년의 시간이 채 남아있지 않다는 시급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교원양성대학의 각 학과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개발되어 공개되는 AI 디지털교과서의 내용과 기능 활용 방법을 학부 교육과정에 신속하게 녹여내고, AI 디지털교과서의 교육적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정책 과정에서 AI 디지털교과서와 서책형 교과서의 병행 전략도 고민해 봐야 한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은 1차로 국어(특수), 수학, 영어, 정보 등 일부 교과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2028년부터는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 등에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숨 가쁜 도입과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책형 교과서는 지속적으로 병행 발행될 예정이며, 학교 현장에서는 두 가지 형태의 교과서를 동시에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교원양성대학의 전문가들은 교과서 발행 체제 변화에 따른 과도기에 교과서 활용 전략을 논의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AI 디지털교과서와 서책형 교과서 병행의 교육적 의미와 비용효과를 학술적 차원과 교육 실제적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 이후에도 교육계는 일반 에듀테크의 활용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여야 한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국가적으로 관심을 받는 핵심 정책이라는 특성상 예산과 관심의 집중이 동반된다. 그러나 시중에서 장밋빛 미래로 예측되었던 AI 기능들이 검증 가능하고,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보급이 가능한 기능들로 축소되어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발표한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에는 AI를 활용한 교과서 기능이 AI 진단 평가, 교사용 AI 보조교사, 학생용 AI 튜터로 제안되었는데, 우리는 AI 디지털교과서의 발전과 보급 이후 그간에 발전되었던 교과별 에듀테크 기술이 수업에서 어떻게 병행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메타버스·AR·VR 등 가상현실 환경, 교육용 로봇, 책열매·똑똑수학탐험대·팽톡 등의 AI 기반 교과수업 지원 도구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에듀테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의 확대 속도로 보면 AI 디지털교과서의 개발과 보급 정책은 매우 숨 가쁘다. 이러한 정책적 속도에 대한 비판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러한 디지털 전환에 우리의 교원양성대학의 대응도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은 적어도 미래 교실 수업의 근본적 변화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우리 교원양성대학 구성원들은 디지털교과서 정책 과정에 다양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서 논의했듯이 교과서 내용의 구성과 개발 방식의 변화, 교과서를 활용한 교과별 교수학습방법의 변화, 예비교원을 위한 대학교육과정의 변화를 위한 준비는 머지않아 다가올 교원양성대학 교원의 미래 연구와 교육 활동 설계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되었다. 또한, 교원양성대학은 AI 디지털교과서 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위해 내용 전문가로서 해야 할 역할을 넘어 학교 수업과 활용 역량 재고를 위한 테스팅 베드(Testing bed)로의 역할이 고려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