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은 세월호 참사 7주기였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탑승자 476명 중 304명이 사망(실종 5명 포함)한 이 사건은 참사(慘事)라는 단어로 명명하기에도 부족한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이다. 7년이라는 시간은 이 날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남을 긴 기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들의 기억 속에 이 참사가 조금씩 잊혀 가는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 7년이 지난 이 즈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유가족들의 상황을 돌아보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날 목숨을 잃은 사망자 중 단원고 학생 사망자는 총 250명(실종 2명 포함)이나 되었다.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아버지 또는 어머니 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유기영(2012). 세월호 참사 후 6년이 지난 시점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자녀 사별 경험에 관한 연구. 전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에 따르면 일부 유가족들은 참사 직후에는 배우자와 다른 자녀 및 자신도 돌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돌보며 사별한 자녀가 바랐던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다. 아울러 자녀의 죽음이 의미 있는 죽음이 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부조리를 밝히고, 전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일부 유가족들은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삶의 의욕을 회복하지 못한 채 미래가 없는 삶을 살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희생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물론 세월호 추모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유가족들과 꾸준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들을 직접 위로하며, 우리 주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는 공간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실제로 대학생 때부터 이런 활동을 5년 동안 꾸준히 진행한 자원봉사자 2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양재석(2019). 세월호 추모활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경험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에 의하면 이런 직접적 추모 활동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은 때로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비록 우리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유가족들을 위한 활동을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해야 할 몫이 남겨져 있다. 당시 이 참사의 원인으로 규정을 지키지 않은 무리한 화물 적재와 선박 증축, 책임을 다하지 않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의 관제 활동,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원들의 이기심과 무책임, 그리고 관련 정부 기관의 대처 실패 등이 지목되었다. 물론 지금 우리의 노력이 7년 전의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비슷한 사건이 오늘 우리 주변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었는지 우리는 계속해서 묻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힘들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규정을 지키며, 매일 나에게 맡겨진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며, 나보다 연약한 자를 먼저 돌보고, 정부의 부족한 시스템을 고치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연대하는 행동은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작년 12월에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였고, 올해 4월 23일에 이를 지휘할 특별검사가 임명되었다. 이렇게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유가족들의 고통을 폭력적으로 소모하며, 소위 '세월호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어느 쪽에 서 있을지는 각자의 몫이다. 다만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 일이 우리 주변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보내는 우리의 자세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