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정책연구소, 코로나19 전후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4월 19일, 서울교육정책연구소에서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학력격차가 심화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학업성취 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학교 내 중위권 비율은 이전보다 감소 폭이 커지고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 지속적으로 우려된 코로나19 학력격차, 실증적으로 입증해

코로나19 이후, 교육계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등교수업이 줄고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며 교사와 학생 간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줄어들었다. 이에 학력격차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20 서울교육공론화: 코로나 시대, 서울교육에 바란다’ 정책 권고안에 따르면 시민참여단 100명 중 96%가 코로나19 이후 학력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했다. 이에 4월 19일,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에서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교육정책연구소는 서울시 중학교 382곳을 전수조사하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기준 총 3개년도(2018년, 2019년, 2020년)에 걸쳐, 중학교 2~3학년 1학기 국·영·수 과목의 학업성취등급 비율을 분석하였다.

 

◇ 코로나19 이후 중위권 감소 폭 늘고 하위권 증가해

동일 학교 내 ‘학년 변화’에 따른 학업성취 등급 비율 변화량을 살펴본 결과, 2019년 기준 중2 학생들이 중3으로 진급하였을 때 국·영·수 모든 교과에서 A등급과 E등급이 증가했다. 반면 B, C, D등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학년 변화에 따라(2018년 기준 중2→중3) 상위권(A등급)은 증가하고 중위권(B~D등급)은 감소하는 형태를 보였으나, 코로나19 이후(2019년 기준 중2→중3) 중위권의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겪지 않은 학생들의 중위권 비율은 국·영·수 교과평균 3.8%p 감소했으나, 코로나19를 겪은 학생들의 중위권 비율은 12.2%p 감소했다. 동일 학교 내 동학년의 3개년도 국·영·수 학업성취 등급 비율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도, 중위권 비율은 코로나19 이전(2018년-2019년)에는 1.39%p 감소하였으나, 코로나19 이후(2019년-2020년)에는 7.99%p 감소하였다. 

이러한 중위권 비율의 감소는 하위권 증가로도 이어져, 양극화 현상의 심화가 나타났다. 동일 학교 내 동학년의 3개년도 학업성취 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A등급은 코로나19 전후 모두 증가하였으나 코로나19를 겪은 이후에는 하위권의 비율 또한 증가했다. 국·영·수 각각 E등급이 3.85%p, 2.72%p, 2.06%p 감소했던 2018년~2019년과는 달리, 2020년 기준 중2의 E등급 비율은 2021년으로 갈 때 각각 3.39%p, 0.54%p, 0.54%p 증가했다.

불평등 정도도 심화되었다. 학업성취 등급 분포의 지니계수(불평등지수)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모두 학년 변화에 따라 지니계수가 증가했다. 다만, 2018년 기준 중2가 중3으로 진급할 때보다(교과평균 0.29→0.30),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19년 기준 중2가 중3으로 진급할 때(교과평균 0.30→0.32) 지니계수가 소폭 더 높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국어, 수학, 영어에서 모두 동일하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학력격차가 계속 증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를 겪으며 그 정도가 심화된 양상이 나타났다. 추가로 이번 연구에서는 학교별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한정된 자료를 분석했다는 한계를 언급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수준 변수를 고려한 분석과, 학교 내 격차를 넘어 서울시 전체 학생수준에서 학력격차를 살피는 것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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