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로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이 현실,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어”

지난달 26일 이화여대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학교는 지난 3일 오전 10시 교원문화관 앞에서 한국교원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주도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11월 3일 학생의 날을 맞이하여 전국 여덟 개의 교육대학은 기자회견을 열었고 우리학교와 성균관대 두 개의 사범대학 단위가 전국 예비교사 시국선언을 통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 시국선언, 어떻게 준비했나
지난 27일 비대위 내부에선 비선실세 논란 관련 정세를 파악한 후,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에 시국선언 의결 방법을 알렸다. 조정래 비대위원장(생물교육·15)은 “시국선언과 관련해 확운위·전체학생대표자회의·총투표 등 여러 방법으로 논의할 수 있었지만 3학년은 실습을 가고 4학년은 임용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전학대회나 학생총회를 여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이에 확운위를 통해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내부에서는 시국선언을 한다는 가정 하에 이후 일정, 방법 등을 구체적 논의를 진행했다. 이틀 뒤인 29일 시국선언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찬성 19단위, 반대 0단위(총 29단위)로 가승인되었으며, 시국선언문 채택은 30일 오전 11시 총 찬성 23단위, 반대0단위(총 29단위)로 가승인됐다. 시국선언문은 비대위가 초안을 작성해 비대위와 확운위 내부의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 채택되었으며, 그 후 31일 오후에는 전국 예비교사 시국선언문이 채택되었다.
시국선언은 전국 예비교사 시국선언이 11월 3일로 예정되어 있었고 우리학교 또한 같이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판단 아래에 같은 날 11월 3일 진행됐다. 전국사범대학대표자협의체(이하 전사대협)  관계자는 "전국교육대학생연합에서 전사대협 측에 함께 전국 예비교사 시국선언을 하자는 제안이 왔고 전사대협이 이를 받아들였다. 제안에 따라 전사대협 집행부는 전국 사범대학 회장단에게 연락을 했고 총 45개의 사범대 단위 중 22개의 단위가 참여했다"며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이에 교대 12개 단위와 사범대학 22개 단위가 연합하여 공동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작년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터지면서 교대와 사범대가 함께 공동 성명을 낸 바 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과 전국사범대학단위가 함께 시국선언을 한 것에 조정래 비대위원장(생물교육·15)은 “교대와 사범대가 함께 움직임을 보인 게 작년 국정 교과서 사건 때 이후로 두 번째이다. 최근 들어 예비교사들끼리 단합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대와 사범대가 함께 시국선언을 하는 것에 외부 언론사에서도 시국선언 취재 관련 연락이 오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 시국선언 중 학우들의 자유발언 잇따라 
지난 3일 교원문화관 앞에는 300여 명의 학우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시국선언은 ▲발제 ▲자유발언 ▲시국선언문 낭독의 순서로 진행됐다. 비대위원측은 “시국선언문 낭독 외에도 학우들의 많은 의견을 듣고자 자유발언 시간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예정된 3명의 자유발언자 ▲박효천(독어교육·15) ▲양준형(국어교육·16) ▲김현민(역사교육·16) 학우 외에도 추가로 5명의 학우가 자유발언을 이어나갔다.
김현민(역사교육·16) 학우는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앞으로 교사가 될 사람으로서 역사에 부끄럽지 않고 싶어서이다. 국민의 지지는 떠났고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은 사라졌다. 이제 박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일만 남았다. 또한 검찰은 대통령을 포함한 이 사태의 관련 인사를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한다. 무엇보다 청람학우 여러분, 이 사태에 침묵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윤민혁(수학교육·16) 학우는 “‘교사가 될 사람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강요받고 그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유로 무관심하지는 않았나’라는 생각을 했다. 정의와 정의가 부딪힌다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학생들 개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 사태에서는 상식과 비상식이 부딪히고 민주주의와 독재가 부딪히고 정의와 부정의가 부딪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필요가 없다. 박 대통령이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우들의 자유발언이 끝난 뒤엔 각 학과별 대표자가 나와 학내 및 전국예비교사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시국선언문 낭독에 앞서 비대위 측은 “11월 3일은 학생의 날로 과거부터 나라에 위기가 있을 때나 시국이 혼란스러울 때 학생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었던 의미 있는 날이다. 이에 전국예비교사들이 이번 시국에 관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밝혔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연수(일반사회교육·16) 학우는 "수업이 있었는데 안 가고 나왔다"며 "시국선언 낭독 말고도 일반 학생들의 자유발언 들으면서 느낀 게 많았다. 이 시국선언이 앞으로 내가 활동하는 데에 많이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정래 비대위원장(생물교육·15)은 “총학생회는 학부생들의 의견을 대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시국선언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수의 학우들이 시국선언을 원했다. 이를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사안이 크다보니 빠르게 움직이기 보다는 신중하게 판단하고 행동했다”고 밝혔다. 또한 “목요일 오전에 수업도 많고 실습과 임용고시로 인해 시국선언 참석 인원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오셔서 엄청 떨리면서도 고마웠다. 준비를 많이 못 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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