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최순실이 이번엔 그의 딸의 입학 특혜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정유라는 2014년 9월에 실시된 2015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체육특기자로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9월 20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마장마술 종합 단체전) 경기에서 딴 금메달이 인정된 것이지만 사실 이는 명백한 입시 규정 위반이다. 당시 수시모집 요강에는 ‘원서접수 마감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개인종목 3위 이내 입상자’만 기회가 주어지나 정 씨의 수상은 원서마감일 기준으로 3년 이내의 수상기록이 아니었고 종목역시 단체 종목이 아니었다. 당시 이화여대 입학처장이었던 남궁곤 교수는 "서류 기한 이후라도 국제대회 입상자라면 면접에서 점수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금메달이 확정된 상황이 아닌 시기인 만큼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10월 11일 이대 교수협의회 게시판에는 자신을 ‘당시 체대 입시 평가에 참여했던 일원’이라 밝힌 이가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면접 당일엔 "정유라가 특이하게 금메달과 선수복을 지참했다"며 선발과정에서 역시 외압이 작용했다는 점을 고발했다.
입학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됐다. 중앙일보에서 정유라의 지도교수였던 함정혜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학사경고로 제적을 당할 위기에 놓인 정유라에게 건 전화를 최순실이 받았고 함 교수를 찾아와 달려와 폭언까지 했다고 한다. 그 후 함 교수는 지도교수 자리를 내놓고 미국으로 쫓겨나게 됐다. 그에 반해 정유라는 2학년 1학기에 거의 등교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사경고를 면했으며 최순실이 학교에 직접 찾아온 다음부터 성적이 0.11 → 2.27 → 3.30 로 변동됐다.
한편 정유라는 JTBC의 보도에 따르면 2016년 봄 학기에 체육과학부 수업만이 아니라 의류산업학과 전공과목까지 신청했으나 이 역시 출석과 작품 전시를 하지 않고 학점을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같은 과목을 수강했던 의류학과 학생이 대자보를 붙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6년 여름방학 계절학기 의류학과의 과목을 수강할 당시에는 중국에서 패션쇼를 할 때 정유라만 교수들과 함께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고, 도착 이후 복통을 이유로 최종 과제인 패션쇼에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준비과정에 참관했다는 이유로 B학점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대 교수진들과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이하 총장)의 사임을 요구했고, 결국 2016년 10월 19일 사임했다. 그러나 총장은 평생교육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이 사임의 이유이며, 정유라의 특혜와 관련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이대 교수진 및 학생 측은 사임발표로 끝날 일이 아니라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대 교수들은 성명을 통해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양을 위해 학칙까지 개정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면 이는 모든 학사행정을 일거에 무효화하고 대학의 존립 근거를 위협하는 폭거”라며 “여기에 최 총장이 연관됐다면 이는 이화 정신에 위배되는 정도가 아니라 범죄적 행위”라고 밝혔다. 한편 정 씨는 자신의 어머니 최순실과 함께 독일로 출국한 것이 확인되었으며, 어느 곳에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 기자명 황인수 기자
- 입력 2016.10.2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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