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평균 80여 명 타 대학에서 수업 듣고, 국제 학점교류의 경우 홍콩교육원이 주 대상

지난 6일 서울대학교를 시작으로 우리학교 학생들의 동계 계절수업 신청이 시작됐다. 22일 현재까지 학점교류 신청 공지가 뜬 곳은 서울대·충북대·창원대·전북대·순천대·경북대·충남대·전남대·부경대·강원대·한국교통대이며, 차후 다른 대학의 공문이 도착하는 즉시 학교 홈페이지의 ‘학사공지’ 메뉴에 안내문이 올라올 예정이다. 본적을 둔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에서의 수학을 가능하게 하는 학점교류제는 언제부터 어떠한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 제도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 28개 국내대학과 학점교류 시행 중···정규학기보다 계절학기에 인원 더 많아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서강대·연세대·이화여대 세 대학의 대학원을 대상으로 처음 학점교류제가 시행됐다. 당시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던 이 제도를 도입한 목적은 각 대학의 유능한 교수와 우수한 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대학원 교육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있었다.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대학원의 인적자원 활용도는 물론 학생들의 학문적 역량 또한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점차 대학원뿐만 아니라 학부과정에서도 학점교류제를 도입하는 대학이 많아졌다.
관련 법률인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은 1997년 1월 제정됐으며, ‘학점인정을 통해 학력인정과 학위취득의 기회를 줌으로써 평생교육의 이념을 구현하고 개인의 자아실현과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앞서 우리학교는 1996년 3월 ‘타대학과의 학점인정에 관한 규정’을 만들었고, 약 2년 여 뒤 실제로 시행했다. ▲2001년 3월부터 충북대, 청주교대, 청주대, 서원대 등 충북지역 16개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교대, 한국해양대 ▲2004년 경인교대 ▲2005년 공군사관학교 ▲2010년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건국대, 서울교대, 경희대 등 현재 49개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한 상황이다. 다만 교수, 직원, 연구 기자재만을 교류하는 것도 학술교류에 해당돼 위 대학이 모두 학점교류가 가능한 대학들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학점교류가 가능한 곳은 28개 대학인데 우리대학에서 타 대학으로 학점교류를 간 학생은 ▲2014년 76명 ▲2015년 85명 ▲2016년(하계 기준) 46명이며 타 대학에서 우리학교로 학점교류를 온 학생은 ▲2014년 25명 ▲2015년 20명 ▲2016년(하계 기준) 3명으로 우리학교에서 타 대학으로 학점교류를 가는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 한편 정규학기의 경우 우리학교에서 ▲2014년 23명 ▲2015년 17명 ▲2016년(1학기) 11명이 학점교류를 갔으며 계절학기의 경우 ▲2014년 53명 ▲2015년 68명 ▲2016년(하계) 35명이 학점교류를 가 정규학기보다 계절학기에 학점교류를 가는 학생이 더 많았다.

◇ “다른 대학서 강의 듣는 것 권장, 교수 조언으로 시행착오 줄일 수 있길”
타 대학 학점교류를 신청하기 위해선 이수한 직전학기의 성적 평점 평균이 B0 이상이어야 하며, 수학지원서와 성적증명서 등 구비서류를 작성해 소속 학과장과 대학장의 승인을 거쳐 학사관리과에 제출해야 한다. 타 대학에서 수강한 강의의 학점 인정 여부는 우리학교의 관련 학과에서 결정하며, 학점 인정을 승인받지 못한 교과목은 자유선택 학점으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충북대학교 동기 계절학기 강의 중 ‘한국사의 이해’를 수학한 뒤, 이를 우리학교의 ‘한국사개론’ 강의의 학점으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해당 교과목의 교수 또는 역사교육학과장 그리고 해당 학생의 소속 학과장, 소속 대학장의 승인을 받는 식이다.
이 같은 절차에 학점교류를 신청하기 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의 한 학우는 “타 대학에서 수학한 강의를 우리 과의 전공과목 학점으로 인정받고 싶은데 교수님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하시고 허락을 꺼려하실까 봐 승인을 요청하러 가기가 망설여진다”고 전해왔다.
한편 이용기(역사교육) 교수는 “개인적으로 우리학교는 교대, 사대로 특화돼 타 대학과 단절돼 있어 조금 단점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8학기 중 한 학기 정도는 학점교류를 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며 권장하는 면도 있다”고 답했다. 다만 “기왕이면 지도교수님이나 학과장과 사전에 상의해 학점교류를 갈 대학의 좋은 강의를 추천 받거나 조언을 들어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학기 서울대학교에서 총 19학점의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조영서(역사교육·15) 학우는  “집이 수도권이라 친구들도 다들 서울에 살고, 매일 똑같은 대학 생활이 지치기도 해서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다”며 학점교류를 신청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른 학교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것이 큰 이점인 것 같다. 또한 매일 가족과 고양이를 볼 수 있고, 평일에도 보고 싶었던 공연이나 영화를 볼 수 있으며 친구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지금이 매우 좋다”며 학점교류에 만족을 표했다. 다만 (정규학기) 학점교류의 경우, 신청 서류를 내기 위해 방학 중에 학교에 직접 와야 하고 수강신청 정정서를 낼 때에도 다시 학교에 와야 한다는 점이 매우 번거로웠다며 이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 학점교류 가능한 외국대학은 9곳 ··· 학점교류 외에도 실습, 봉사, 단기연수 프로그램 이용해 외국 경험 할 수 있어
한편 우리대학은 국제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있어 외국대학으로도 학점교류를 갈 수 있다. 국제학술교류를 맺은 외국대학 및 기관은 국가별로 ▲중국 19곳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12곳 ▲비아시아권 11곳 ▲비 대학 4곳으로 총 46곳이다. 2001년 일본의 죠에쓰교육대학을 시작으로 교류협정을 체결한 대학은 계속 늘었고 올해 4월과 9월엔 중국의 절강사범대학과 회음사범대학과 새롭게 협정을 체결했다.
국제학술교류협정 역시 학술정보, 상호협동, 교수·교직원 교류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학생들 간의 학점교류를 진행하려면 이에 대한 세부규정을 담은 협정을 추가로 체결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실질적으로 학점교류가 가능한 학교는 ▲일본의 후쿠오카교육대학·동경학예대학·죠에쓰교육대학 ▲중국의 호남사범대학·연변대학·길림사범대학 ▲터키의 에르시에스대학 ▲홍콩의 홍콩교육원 ▲칠레의 Metropolitan University of Educational Sciences으로 총 9개교다. 우리학교에선 2010년부터 올해까지 차례로 8명, 4명, 0명, 4명, 1명, 2명, 3명의 학생이 외국대학으로 학점교류를 떠났다. 학점교류가 가능한 대학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우리학교는 외국의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과 주로 학점교류 협정을 체결한다. 학점 인정을 받기 위해선 해당 대학의 교과목과 교육과정이 우리학교와 유사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교육대학 또는 사범대학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학교 홈페이지 ‘대학생활>학사상담’ 메뉴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나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 여러 개 올라와있다. 그러나 아직 학점교류 협정을 맺은 영어권 국가 또는 유럽권 국가는 없다. 국제교류본부 관계자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는 학점교류를 가는 학생이 우리대학에만 등록금을 내면 되는데 미국 대학의 경우 해당 대학에도 등록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해 학생들이 부담을 가지며, 학점교류 협정 체결에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영어를 사용하는 홍콩교육원에 주로 학점교류를 떠난다”고 설명했다.
우리학교 학부를 졸업해 현재 국제교류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태호(국어교육·07졸업) 직원은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학점교류나 해외연수가 거의 없었고 학생들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참 많고, 이걸 아는 학생들은 계속 참여를 한다. 다만 관심이 있으면서도 잘 몰라서 못하는 학생이 꽤 있는 것 같고, 많은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 좋은 경험을 못 하는 게 아쉽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워오도록 가급적 지원해주려 하니 전화나 방문을 통해 관심을 갖고 참여해줬으면 한다. 또 미흡한 부분이나 바라는 부분을 청람광장이나 메일, 게시판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길 바란다. 영어권 국가도 (직원들이) 노력해 학점교류가 가능하게 할 수 있으니 계속 요청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전했다. 이태호 직원의 설명처럼 우리학교는 외국대학으로 학점교류를 떠나는 것 외에도 국제실습, 봉사, 단기연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에 나가 경험을 쌓고 돌아올 수 있다. 국제실습의 경우 학사관리과, 봉사의 경우 학생지원과, 단기연수 국제교류본부가 담당하며 자세한 내용은 해당 부서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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