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작가 : 기욤 뮈소
역자 : 전미연
출판사 : 밝은세상
마음의 상처를 극복해 본 경험이 있는가? 있다면 극복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사람으로서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물음들에 대한 해답이 여기에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는 떨쳐내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5년 전 잃어버린 딸 라일라에 대한 죄책감에 삶을 포기하고 노숙자로 살아가는 마크, 한순간에 남편과 딸 모두를 잃은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바이올리니스트 니콜, 엄마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해 다른 대상을 향한 복수를 결심한 어린 소녀 에비, 정신과 의사로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어릴 적 끔찍한 기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고통 받는 커너, 몇 년 전의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꾸 엇나가고 일탈적인 행동을 일삼는 앨리슨. 이들은 모두 각자의 짐들을 털어내지 못하고 과거의 끈에 얽매여 살아간다.
우연을 계기로 만나게 되는 에비와 커너, 마크와 니콜. 라일라와의 재회. 커너의 예전 기억. 플래시백을 통해 제시되는 상황과 당시 인물들의 감정선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장면에서는 감동을,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풀리는 부분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인물들의 트라우마가 치유되고 과거를 용서하는 데에는 ‘사랑’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용서한다. 다가올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는 과거를 사랑으로 인정하고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인 듯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당신은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아낌없이 사랑하자. 서로를 사랑할 때는 결코 밤이 찾아오지 않는 법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