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과 선도적 활동을 알리기 위해 열려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올해 2회째인 ‘2016 다문화 평화 축제’가 개최됐다. 다문화평화연합 24개 지부, 53개 회원단체를 주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라울 헤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 모하메드 아민 데라기 주한 알제리 대사 등 11개국 대사관 관계자, 윤호식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관 등의 축사로 시작됐다.

축제를 개최한 한국다문화평화연합(이하 다문화연합)의 유경석 회장은 “이제 다문화가정은 한국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하나의 든든한 축”이며, “글로벌 시대에 다문화인과 다문화가정은 국제적 소통과 교류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다문화연합 홍인명 사무총장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없애는 것이 이번 축제의 목표.”라며 이번 축제의 기본적 취지를 전했다.

 

◇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은 냉소적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6월에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은 200만명으로 현 한국의 인구의 4%정도이며 이 중 다문화가정의 수는 80만명이다. 다문화가정은 계속 증가해 2020년에는 20대 인구의 20%가 다문화가정의 자녀일 것이며, 2020년에 태어나는 신생아의 3분의 1이 다문화가정의 아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은 것은 아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다문화 가정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보인 사람의 비율은 67.5%로 일반 외국인에 비해 10%나 낮은 비율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다문화가정의 현 상황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2014년 다문화가정 이혼상담통계 결과 아내가 외국인인 747쌍의 다문화가정 가운데 34.7%인 259쌍의 부부가 별거 중이라고 밝혔다. 다문화가정의 부부갈등 요인에는 남편과 신부사이의 세대 차이, 교육수준의 차이 등이 있고 그 중에서 외국인 부인을 성적인 대상이나 부모 병수발, 농촌 일손 등에 동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축제에 참가했던 필리핀 출신 마리엘 토레스(42)씨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불편한 일들 많이 경험해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내 아이들이 앞으로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유로 똑같이 차별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라 말했다.

 

◇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부스 열려

축제 처음에는 유명인사들의 환영사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표창장 수여식이 있었다. 이후 특별 공연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일반 학생들이 함께하는 합창, 난타 공연, 각국 전통 문화공연등이 개최됐다. 또한 일본,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들의 전통문화들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이 있었다. 또 충북다문화포럼, 보은군다문화가정센터등의 부스에서 예체능 활동 지원이나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등 다문화가정과 관련된 활동을 보여주는 부스들도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윤지희(18) 양은 “부스들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다만 이슬람 문화권과 인도, 방글라데시등 남아시아 문화권에 대한 체험활동은 별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쉬웠다”며 소감을 전했다.

 

◇ 다문화가정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일하는 다문화연합

다문화연합은 이러한 축제 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으며, 그 중 특히 교육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홍인명 사무총장은 “다문화가정은 일반가정들에 비해 힘든 점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교육 분야가 힘들다”고 밝혔다. 실제로 충청일보에 따르면 초등학교 재학 중 단순히 다문화가정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등 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2012년에는 공교육 탈락률이 초등학생의 경우 10%로, 다문화가정이 아닌 일반 학생의 경우 0.06%에 비하면 160배 수준이다. 중학생은 20%로 일반 학생의 0.09%의 200배가 넘으며 고등학생은 69% 수준에 이르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러한 이유로 다문화연합에서는 1월과 7월에 50명의 학생들을 필리핀어학연수를 보내는 등 다문화가정의 교육 분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홍인명 사무총장은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수많은 외국인들은 다양한 이유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하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러한 시선들이 개선되어 다문화가정들과 고학력층의 이민자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은 이번 축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지희 양은 “이런 축제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그래도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해 열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축제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한국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피부색등으로 차별받은 적은 없지만, 친구들 중에 동남아시아나 흑인계열 쪽이 있는데, 그 친구들은 어느 정도 차별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면서 “이런 축제를 통해 앞으로 그러한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출신 야로슬로프 카니볼로츠키(30) 씨는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들을 도와주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히며 “다문화가정들을 위한 축제가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우리가 다문화가정들에 대한 차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이 없어져 이런 축제가 개최되지 않으면 좋겠다.”며 한국이 마주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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