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떤 일을 하나요?

관 안의 시설물을 살펴 형광등을 갈거나 고장 난 것들을 고친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면 행 정실에 연락을 해서 본부 소속의 시설 전문인이 오도록 한다. 행정실과 본부의 중간 역할을 담당 한다고 할 수 있다. 일이 힘든 것은 없지만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관 주변을 많이 돌아다 닌다. 관 주변을 돌아다니며 주변을 살피고 낙 엽 등을 쓸기도 한다. 낙엽 등의 이물질이 배수 구에 많이 쌓이면 장마철에 넘칠 수도 있기 때문 에 미리미리 청소해야 한다. 또한 옥상도 살펴보 고 비 오는 날은 배수관을 확인한다. 관내의 시 설물을 살필 때는 아무래도 여자 관이다 보니 조 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수업을 가고 샤워실과 화
장실 이용시간이 적은 9시 30분, 세탁실부터 시 작해서 관 안을 둘러본다. 시설을 둘러보며 물이 새거나 고칠 건 없는지 살피고 이용하지 않는 시 설의 불을 끄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율곡관 과 퇴계관을 담당하고 있으며 격일로 돌아가며 근무를 하고 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요일별로 내가 할 일을 계획해서 실행하는 편이다. 몇 년 하다 보니 딱 맞는 계획을 찾게 됐다. 예를 들어 외부 청소 같 은 경우는 3시 30분에 하며, 순찰은 새벽 5시에 한 번, 오전 10시에 한 번, 오후에 4번을 돌아 총 6번 순찰을 돈다. 순찰은 율곡관과 퇴계관 주변 을 도는 것이다. 순찰을 도는 이유는 여름에는 덜 위험하지만 겨울철에는 술을 마시고고 쓰러 져 있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기숙사 사건 또는 학생은?

청람관에 2년 근무했는데, 그 곳에서 담배와 사투를 벌였다. 옥상은 물론이고, 방안에서 담배 를 피우기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안에서 담 배 피는 학생을 직접 잡은 적이 있는데 조교 선 생님과 이야기를 해서 바로 퇴사 조치하지 않고 한 번의 기회를 더 준적이 있다. 사람은 잘못을 할 수 있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층장을 2학년 때 청람관에 머물고 층 장을 하면서 또다시 머물러 연속 2년을 보게 된 학생이 있었다. 오며가며 할 때 마다 인사를 나누 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별한 사이가 됐다. 컴퓨터 같은 기계를 잘 못 다루면 그 학생이 잠깐이라 도 와서 다루는 법을 알려주고 도움을 줬었다. 지 금은 그 학생이 4학년이 돼서 가끔씩 얼굴이 보 이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Q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격일로 24시간 근무를 하며, 오전 9시에 출근 해 다음날 오전 9시에 퇴근한다. 잠은 12시에 자 서 5시에 기상한다. 그 날 아침 9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집에 가서 잠을 보충한다. 씻는 것도 관내 에 따로 씻을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어 크게 불 편한 점은 없다. 아침은 6시 40분쯤에 먹으며, 학 생들과 겹치지 않기 위해 점심은 10시 30분, 저 녁은 4시 30분에 먹는다.


Q 외롭지는 않은가요?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외롭지는 않다. 휴 식 시간에는 TV를 보기도 하고 나 같은 경우에 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해서 음악을 틀어놓는다. 또 식물을 키우는데, 학생들이 퇴소할 때 버리고 가는 식물을 주워 키웠다.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으며, 지금 14개 정도의 식물을 키우고 있다.


Q 학생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이유는?

처음 청람관에 갔었을 때 인사를 먼저 하기 시 작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안 받아 주기도 했다. 같이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잘 지내면 좋을 것 같 아 먼저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함으로써 가까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제 나를 많이 아는지 학생들과 지나가며 많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또한 나는 학생들에게 절대 말을 놓지 않는 다. 말을 놓으면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기분 나 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인격체인데 어리 다고 무시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서로가 존중해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Q 근무 안 하는 날은 뭐하고 지내나요?

등산을 할 때도 있고, 당구나 스크린 골프를 치 며 여가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친구들을 만나기 도 한다. 이외에도 쉬는 날에 책을 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실제로 악력이 세서 지압 공부를 하려 고 책을 샀다. 노력해야겠지만 전문적으로 배워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압을 해주고 싶다.


Q 많은 학생들이 열쇠를 빌려간다. 귀찮지는 않은가?

내가 근무하는 이유가 학생들의 불편함을 없 애려고 하는 것이다. 열쇠를 빌려가는 것은 전혀 귀찮지 않다. 다만 마스터키를 원래 빌려줬다가 돌려받았는데, 다른 관에서 빈 방을 열어 어울려 논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내가 직접 방문을 열 어주는 식으로 규칙이 변경됐다.


Q 한국교원대학교에 오기 전에 무엇을 했었나요?

한국교원대에 오기 전에 양식 레스토랑 주방장으로 근무했었다. 부모님께 드린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지만 음식 만드는 것이 크게 재미있지 않았다. 20년 넘게 하면서도 ‘내 직업인 가’ ‘먹고는 살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올림푸스 호텔에 갈 기회가 있었지만 안 갔다. 만 약에 갔다면 내 인생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또 한 잠깐 청주교대 근처에서 치킨 집을 했었는데, 이익도 그다지 많지 않고 배달을 해야 하는 어려 움이 있어 힘들어 그만 뒀다.


Q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은?

기숙사는 학생들이 쉬는 공간이다. 불편한 점 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점을 바 로바로 알려주면 좋겠다. 안내실 문은 언제든 열 려있으니 끙끙 앓지 말고 얘기해주면 좋겠다. 학 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먼저 스스로 요 구하면, 나도 도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노력해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추가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많은 학생들이 담배꽁초를 하수구에 버리는데 그렇게 되면 우 리가 담배꽁초를 일일이 끄집어내야 한다. 학생 들의 조그만 배려가 있다면 고마울 것 같다. 또한 분리수거가 잘 될 수 있도록 조금만 노력해 주면 고마울 것 같다. 분리수거가 귀찮기도 하고 무심 결에 또 그냥 쓰레기를 버리기도 하지만 우리도 분리수거 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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