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무료로 알려주는 ‘나만의 교단’ 꿈꾸고 있어
발행: 2014. 02. 24.
지난 12월, 기숙사에서부터 학교 정문까지 곳곳에 김태훈(지구과학교육·10) 학우의 행정고시 5급 합격 플래카드가 걸렸다. 교직을 꿈꾸는 대다수의 학생들 속에서 눈에 띄는 행보다. 기상청 공무원으로서의 생활과 함께 자신만의 교단을 꿈꾸고 있는 김태훈 학우를 만나 행정고시 합격까지의 과정과 앞으로의 꿈에 대해 들어보았다.
Q. 교직이 아닌 행정고시를 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A. 실습을 나갔을 때 화를 내야만 학생들을 제어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화를 내고 나서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가 힘들어서 화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교직으로 나가면 아이들과의 관계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또 다른 이유는 교직은 대우가 좋지만 자기 발전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공을 활용할 수 있고, 좀 더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Q. 기상 직렬에 합격하셨는데 학과 공부와 많은 연관이 되는 분야인가
A. 비전공자로서는 최초로 기상청에 들어가게 됐다. 대부분의 기상청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기과학을 전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공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기상 직렬을 선택한 것이다. 덕분에 어려운 게 있을 때마다 교수님들을 찾아가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Q. 재학생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학교공부와 행정고시 공부를 병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을 것 같다.
A. 1, 2, 3학년 때 졸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학점을 들었다. 4학년 1학기 때 3학점을 들으면서 행정고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학과공부와 병행하는 것이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
Q. 구체적으로 행정고시 1차, 2차, 3차를 각각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A. 행정고시 1차에서는 법조문해석 등 글을 읽고 해석하는 언어능력을 본다. 기출문제를 많이 봤다. 신문사활동을 하면서 매주 5~6,000자씩 읽으며 글을 읽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 2차는 전공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있을 때마다 교수님들께 많이 물어보면서 공부했다. 3차에서는 정책토론을 한다. 3년 가까이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나라의 정책에 관해 토론하고 말하기 연습을 했던 게 도움됐다.
Q.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A. 공부를 하다 보니 인공위성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에 일단 인공위성과 관련해서 일해보고 싶다. 더 큰 꿈을 말해보자면, 과학이라는 학문을 사람들에게 무료로 배급하고 싶다. 처음에 교원대를 올 때에는 보육원이나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에게 과학을 이야기해주는 ‘나만의 교단’에 서겠다는 꿈이 있다.
Q.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 사관학교나 경찰대에 있는 사람들조차도 다양한 방면으로 나간다. 임용률을 좇는 것은 학교의 정책일 뿐이고, 우리 학교에 왔다고 해서 교사로만 나가야 한다고 생각 안 해도 될 것 같다. 교육공무원이라든지 자기만의 교단이라든지 교육의 혜택을 못 받는 소년원으로 간다든지 등 공교육에 종사하는 교사 말고도 다양한 분야의 교육계로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