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주제 선택의 달콤함과 재정난의 씁쓸함
만약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잡지나 책을 직접 만든다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만든 출판물이 서점에서 팔리고 있고 사람들이 내 출판물을 좋아해주고 읽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번 문화면에서는 독립 출판 잡지 「장기여행자」의 이자연 편집장(이하 이 편집장)을 만나 독립 출판물에 대해 알아보았다.
◇ 독립 출판물, 너는 누구냐
독립 출판물이란 개인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기성 출판사의 도움 없이 직접 제작‧인쇄‧유통‧판매를 책임지는 출판물을 말한다. 사람들은 ▲개인의 창작 욕구 해소하기 위해서 ▲기성 출판물에서 다루지 못하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나만의 출판물을 갖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독립 출판물을 만든다.
독립 출판물이 만들어진 계기에 대해 이 편집장은 “장기여행을 마친 후 독립 출판 플리마켓인 소소마켓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즐거움을 얻는 모습을 보고 「장기여행자」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재건축으로 사라질 고향에 대한 추억과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만든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플러스 사이즈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만든 플러스 사이즈 패션 잡지 「66100」 등 독립 출판물은 다양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다.
독립 출판물은 4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독립 출판물 제작은 ▲개인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가시화 하는 1단계 ▲편집 프로그램인 인디자인을 이용해 편집과 디자인을 하는 2단계 ▲수 많은 수정 이후 인쇄작업에 들어가는 3단계 ▲각 서점에 연락하고 인터넷에 출판물의 발간을 알리는 홍보와 유통에 해당하는 4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 독립 출판물의 매력
독립 출판물의 대표적인 장점이자 매력은 기성 출판사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기성 출판사와 작업을 하면 기성 출판사의 제약을 받아 창자의 의도에서 벗어난 출판물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독립 출판은 개인이 직접 제작하고 인쇄하기 때문에 창작자의 의도가 반영된 출판물이 나올 확률이 높다.
독립 출판물의 또 다른 장점은 주제 선택의 폭이 넓어 출판계에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독립 출판물은 주제 선택에 제약이 없다. 따라서 기성 출판물에서 볼 수 없는 플러스 사이즈 패션 잡지, 헤어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잡지 등이 출판계에 다양성을 부여한다. 이에 대해 이 편집장은 “독립 출판물의 이런 장점이 출판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밝혔다.
◇ 독립 출판이 가진 과제
독립 출판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온‧오프라인 서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독립 출판 제작 과정을 알려주는 강좌도 개설된다. 이처럼 독립 출판물 시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많은 독립 출판사들이 재정난을 겪고 있다. 독자들이 독립 출판물에는 관심이 많지만 그 관심이 소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난에 대해 이 편집장은 “글을 기고해주시는 분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대로 해드리지 못해 안타깝다”며 “부자가 돼서 「장기여행자」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제대로 된 금전적 보상을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독립 출판물 시장이 성장하고 독립 출판물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지만 독립출판사들은 재정난과 공급량 대비 소비량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미국 5대 독립 출판사 중 하나인 ‘커피하우스 프레스’의 앨런 마크 콘블럼은 독립 문학출판인으로서의 성공여부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성공의 정의가 뭐냐” “구텐베르크도 파산했는데 그는 실패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