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 대학 측에서는 미래도서관 건립 위치를 학생회관 동쪽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에서는 올해 내로 미래도서관 설계를 확정지어 오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래도서관 신축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학에서는 미래도서관 건립 위치 결정은 지난 6월 미래도서관 건립이 국회의 재심의 과정을 거친 후 이어진 전문가의 의견수렴 및 질의응답, 12차례 확대간부회의 집중토론,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 시설기획위원회의 심의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학내구성원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한 수많은 질타가 있었지만, 이는 미래도서관 건립 위치가 결정된 지금은 잠시 뒤로 접어두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미래도서관 신축 일정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이제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점에 대해서는 향후 진행 과정에서 학내구성원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미래도서관 신축에 있어 중요한 문제는 미래도서관 신축에 소요될 예산 282억 원 중 대학 자체 부담금인 28억 원의 조달 문제일 것이다. 대학에서는 지난 7월 25일 열린 미래도서관 건립 위치 선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미래도서관 건설 대응자금 28억 원을 기부금 유치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대학에서는 원활한 기부금 유치를 위해 기부자에게는 미래도서관 시설에 기부자 명칭 부여, 흉상 제작, 기부자 사진 명예의 전당 게시, 감사패수여, 도서관 이용 평생회원 자격 부여 및 기부자 명판 영구 각인 등의 예우 기준 및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 말했다.
대학 측이 원하는 것처럼 대응자금 28억 원 전액을 외부 기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최선의 경우다. 하지만 28억 원이 적지 않은 금액인 만큼 외부 기금으로만 대응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부에서 기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자연스레 대학 내부에서 기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대학 측에서 모든 경우를 예상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했겠지만, 만에 하나 기성회 예산에서 대응자금을 충당할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일전에 대학 측에서는 유아교육원 신축 시에 유아교육원 대응자금을 기성회 예산으로 충당한 적이 있다. 2011년도와 2012년도 기성회회계 세입·세출 결산서를 확인해보면, 유아교육원 대응자금에 2011년도 약 4억 원과 2012년도 약 5억 원 총 9억 원의 기성회 예산이 편성·집행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대학 측에서는 예우 기준 및 체계를 통해 원활한 기부금 유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아교육원의 전례가 보여주듯 대응자금이 외부 기금으로 마련되지 않았을 때 기성회 예산으로 대응자금을 충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한다.
우리학교 매 회계연도 기성회 예산은 약 400억 원 수준으로 편성되며, 대학 측에서는 한정된 예산으로 수 십 가지의 사업을 진행한다. 미래도서관은 건축만 약 4년여에 걸친 중장기 사업이므로, 기성회 예산으로 대응자금을 마련하게 된다면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이 미래도서관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가능성은 현저히 낮지만 만일 대응자금 28억 원 전액을 내부 예산으로 마련해야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매년 약 7억 원의 기성회 예산이 미래도서관 신축에 쓰일 것이라 전망한다.
기성회 예산 400억 원 중 7억 원을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 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앞서 말했듯이 대학에서는 매년 수 십 가지의 사업을 진행하며, 이 사업들은 신규 사업 혹은 지속 사업이다. 지속 사업의 대부분은 미래도서관 신축과 마찬가지로 기간이 한정돼있다. 따라서 한정된 기간 내에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속 사업에는 매년 예산이 투입된다. 또한 신규 사업 역시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예산을 필요로 한다. 혹 기성회 예산 중 사업 부문에서 대응자금을 마련하게 돼 지속 사업 혹은 신규 사업에 쓰일 예산을 줄일 경우, 여타 사업 진행이 더뎌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우리대학에 있어 미래도서관 신축이 주요 사업이긴 하지만, 다른 사업 진행에 차질을 주면서까지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 경우에 사업 외적인 부분에서 대응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가 될 뿐이다. 사업 진행 외적인 부분에서 대응자금을 충당한다면 장학금 등의 학생 지원금을 대학 측에서 절감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 역시 고려의 대상이다. 당연히 대학 측에서 학생들의 반발이 거셀 것임을 알고도 학생 지원금 등의 예산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말이다.
미래도서관은 건축 비용만 282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중장기 사업이며, 당장 내년부터 시공에 착수한다. 하지만 미래도서관 대응자금 28억 원을 기성회 예산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은 여러모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대학 측에서 대응자금 28억 원을 내부예산을 사용하지 않고도 전액 마련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또한 다음 회계연도 기성회회계 세입·세출 예산서에 미래도서관 건축 비용 항목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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