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14. 10. 20.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CC로드’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복지관 뒤로 가로등의 은은한 불빛만 길을 비추는 곳, 일명 CC로드다. CC는 Campus Couple의 약자로, 복지관 뒷길에 이 이름이 붙은 이유는 캠퍼스 커플들이 많이 찾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어둡고, 사람이 별로 없고, 길이 길어서 남자친구와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기에 좋다”고 말했다. 우리학교의 CC로드처럼, 다른 학교 CC들도 공공연한 비밀처럼 자주 찾는 곳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전남대학교(이하 전대)에는 CC로드가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CC들이 자주 찾는 곳은 있다. 전대에는 큰 호수 주변에는 바위가 많아 커플들이 각 바위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기에 좋다. 이에 김지영(윤리교육·13) 학생은 “동성친구와 걸으면서 항상 우리는 언제 저렇게 바위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냐며 씁쓸해하고는 한다”고 부러워했다.
고려대학교(이하 고대)에는 두 개의 CC 명소가 있다. 먼저 다람쥐 길은 길에서 남녀 학생이 함께 다람쥐를 볼 경우, CC가 된다는 전설이 내려오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또한 다람쥐 길 외에 또 다른 명소가 있는데, 애기능이다. 애기능은 봄이 되면 꽃동산이 되어 CC들이 많이 찾는다. 이유진(심리학과⋅13) 학생은 “꽃이 흩날리니 배경이 예뻐서 남자친구와 다녀왔다”며 “다른 커플과 서로 커플 사진을 찍어주고 왔다”고 말했다.
국민대학교(이하 국민대)는 CC들의 아지트인 성곡 동산이 있다. 성곡 동산이 CC 명소가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성곡 동산이라는 이름이 에덴동산과 비슷해서 커플이 찾는다는 것과, 학교 주변에 카페 등 CC들이 함께 놀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달리(연극영화·11) 학생은 “사실 덤불이 많고, 고지가 높아서 커플이 아닌 이상 성곡 동산에 굳이 갈 이유가 없다”며 성곡 동산이 CC들의 아지트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CC 명소는 인적이 드문 길이나 풍경이 예쁜 동산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CC로드라고 이름 붙여진 복지관 뒷길 외에 대운동장 벤치나, 미호 가는 길 등 인적이 드문 곳이 CC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다른 대학을 다니지만, 대학이라는 특별한 공간 속에서 사랑을 하는 커플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