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4. 10. 20.

 올해 우리학교는 개교30주년을 맞는다. 이달 31일은 우리학교가 개교기념식을 거행한지 딱 30년이 되는 날로, 이를 위한 기념을 준비하는 현 학교 상황은 꽤나 분주하다. 개교30주년 기념식은 물론이거니와 동문들을 두루 모아 보자는 홈커밍데이와 개교30주년을 축하하는 음악회 등 유례없이 계획된 행사들이 줄을 잇는다. 얼마 전 열린 독서골든벨 역시 일회성 행사라고 생각하기엔 그 규모가 상당했다.
‘30주년’이라는 어감이 주는 장중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단어는 우리에게 있어 내포하는 바가 크다. 건립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제기됐던 학교 존립에 관한 문제 그리고학내에 산적한 문제들로 숱한 위기를 겪어왔던 상황을 되돌아볼 때, 기실 학교 구성원들은 우리학교가 이렇게 3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것만으로 마음을 쓸어내릴 지도 모른다.
 지나온 30년이라는 세월의 실타래를 미래의 미궁 속에 그저 가져다만 놓고 이를 기념한다고 해서 우리 대학이 차후 당면하게 될 문제에 대한 대책과 개선 여지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30년’이라는 기념비적 사실 그리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행사에 주목하는 것, 단지 그것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테세우스가 풀어놓은 실타래를 도로 확인해 가며 미궁의 출구를 찾았듯이 우리 역시도 과거의 행적을 통해 돌파구를 발굴해낼 때 30주년이라는 ‘해’는 이에 일조해 빛을 내보일 것이다.
 개교 초기의 한국교원대신문들을 분석하다 과거의 상황들이 현재와 전연 다르지 않음을 절실히 깨닫는다. 과거 학교 당국은 납입받는 기성회비의 인상률에 대한 논의 시 학교 측의 입장만을 고집했으며, 투쟁으로까지 번진 학생들의 대내외적 요구 행위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당시 학생들은 당국에 대한 신뢰를 거두게 된다. 학교 당국은 차후 논의될 학내 사안에 대해 과거와 같이 일방적인 의견만을 내세우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라며,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최우선함으로써 30주년을 맞은 대학의 성숙을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 우리학교의 개교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동시에 이를 전환점으로 삼아 우리 모두가 밝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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