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4. 11. 17.
이달 18일에 있을 총학생회장·총부학생회장 선거에 ‘반올림’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단독 출마했다. 이에 한국교원대신문은 총학 선거를 앞둔 선본의 결의와 우리학교 학생 자치에 대한 의견 그리고 구체적인 공약 실현 계획에 대해 들어 보고자 이슬기(교육학·13) 총학생회장 후보자와 현유정(환경교육·13) 부총학생회장 후보자를 만나봤다.
◇ 두 후보자의 포부
기자(이하 ‘기’): 선거운동본부 이름은 왜 반올림으로 지었나.
이슬기(이하 ‘이’):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향상시키겠다는 뜻에서 지었다. 맨 처음에는 ‘올림’으로 지었으나 더욱 친숙하고 소박한 이름으로 짓고자 하여 ‘반올림’으로 결정했다.
기: 후보자의 약력을 보니 지난 한 해 동안 확운위 및 각종 산하 기구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걸 알 수 있다. 애초부터 총학 출마를 염두에 뒀나.
이: 사실 총학 출마를 생각하진 않았다. 많은 약력이 있는 이유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의장을 하면서 당연직으로 맡게 된 직책들과 예년에 없었던 특별감사위원회·회원징계위원회·학과통폐합반대위원회 등의 직책을 새로 맡아 일해 왔기 때문이다.
기: 2년간 총학생회가 부재하면서 학내외적으로 여러 사안들에 대한 체제가 정비되지 못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두 후보자가 비대위 활동을 하며 무너진 체계를 다잡기 위해 한 노력이 있는가.
이: 일단 어질러진 회계 체계를 많이 바꾸려고 노력했다. 기존의 총학들이 인수인계 업무를 잘 해놓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 업무들이 정리돼 있지 않았다. 단체 명의의 계좌를 만들어 공금화했고 이를 운용하는 지침을 만들었다. 또한 감사위원회 세칙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정했다.
기: 만약 당선이 되면 2년의 총학 공백기를 극복하고 학생 자치 사회를 재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건가.
이: 말 그대로 총학생회를 재건하는 것이다. 총학생회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학생사회 안에서 학우들이 무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총학이 얼마나 가까이 있고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보여주는 한 해를 만들고자 한다.
현유정(이하 '현'): 현재 홍보국을 새로 만든 상태이다. 일단 학우들에게 총학, 위원회 및 곳곳에 자리한 시스템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한 내용부터 차근차근 알려줄 계획이다. 또 학생회가 일하면서 느끼는, 시스템 내에서 보완하고 체계화해야 할 점들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 학생 자치에 대한 후보자들의 의견
기: 학내에서 논란이 됐던 사안에 대해 질문하겠다. 지난 학기 대학본부는 학과통폐합을 밀어붙였고 결국 학생들과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는 임시로 무마되며 일단락됐지만 다음 해에 재차 논쟁거리로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다. 당선이 되면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꾸려나갈 생각인가.
이: 일단 대학구조조정 문제의 경우 당장 인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구조조정에 대해 우리학교를 평가하는 지표는 교원양성기관 평가이며 평가 항목에는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학생 만족도 등 다른 지표도 있다. 2011년도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우리학교는 B등급을 맞았는데 그중에 학생만족도가 40점 만점에서 반도 안 됐다. 그리고 그 점수에서 조금 더 오르면 A등급이었다. 학생들이 평가에 적극적으로 임해 노력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만일 기자가 말한 논의가 다시 이뤄지면 당연히 본부 측에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추진하라는 입장을 밝힐 것이다. 학내의 특정 구성원이 다른 누군가의 합의 없이 일을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며 그렇게 해서 학생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 학생 자치에 대한 학우들의 무관심을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사업이 학우들과 괴리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회운동을 나간다고 할지라도 학생들이 합의해서 다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이전 총학들이 학우들을 상대로 하는 설명 없이 특정 사업을 추진해 왔던 일이 있어 학우들이 직접 결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학우들의 무관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현: 학생 자치로 진행되는 사업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학우가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학생복지위원회(학복위)에서 하는 사업은 우리의 학생회비로, 일부분은 기성회비로 진행된다. 학복위는 학생들이 낸 돈을 돌려받는 셈인데 이를 모르고 학복위 사업이 자치가 아니라 학교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학우들이 많다. 홍보를 통해 학생 자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리는 게 중요할 것이다.
기: 이슬기 후보자는 제30대 확대운영위원회 산하 비대위원장을 맡아 여러 사업을 집행했다. 총학에 비해 비대위 체제의 한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일단 비대위의 한계는 첫째로 학우들이 (대표로) 인정하지 않고, 둘째로 그에 따라 본부도 딱히 (대표로)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 회칙상으로는 학생대표이지만 실상 일반 학생이라고 여기는 인상이 크다. 한 해 동안 비대위 의장을 맡아 일할 때 단순히 임시로 맡는 대표가 아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기: 현재 학생 자치 역시 위기를 맞았지만 우리학교 자체가 당면한 문제 역시 많다. 현재와 같은 시기에 총학이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 학생들 스스로도 우리학교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어디에서든 ‘수혜를 받는 존재’로 인식되는 상황이 타파돼야 한다. 우리학교가 당면한 문제는 학생들끼리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때로는 본부를 비판하면서도 때로는 본부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육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우리학교의 능력을 입증한 것처럼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의 정체성을 마련할 수 있다. 총학은 이에 대한 조력자 역할을 행한다.
현: 이슬기 학우와 마찬가지로 우리학교의 정체성을 살리고 입지를 넓혀가는 것이 우리가 맞는 위기들을 대처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학우들이 좀 더 학교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정체성을 확립한다면 충분히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본부와의 소통을 확장하겠다는 공약도 있는데, 서로의 의견을 많이 교환해 위기를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고 싶다.
기: 두 후보자가 지금까지 진행한 학내 활동들 중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일이 무엇이고, 당선이 되면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나.
이: 학생회비 문제, 즉 재정 문제이다. 현 재정 상태가 지속되면 어떤 행사도 예전만큼 진행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 대책으로 학생회비 상황에 대한 자료집을 배포해 학우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학생회비 재정으로 원래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외부자금은 얼마나 마련됐는지를 알릴 것이다. 학생회비 만 원은 단순히 대동제 진행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내 사업,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부생 대표가 등록금 인상을 막는 것 등 다양한 가치가 포함돼 있다. 학생회비를 냄으로써 회원의 권리를 보호받는 것이라는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현: 물론 학우들의 관심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학과통폐합 대상 학과 소속으로 학교를 바라봤을 때 대학본부의 학교 운영에 학우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어려운 일인 동시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슬기 학우와 함께 본부와 대화해 나가는 한편 다른 학교에서 자치 활동을 하는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기: 학생회비 납부율이 저조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일단 학우들이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잘 모를 뿐 아니라 학생회비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2013년도 하반기 학생 총회와 같이 예산을 어떻게 썼는지 통장 계좌까지 다 적어 명시하는 식으로 투명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고 덧붙여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리는 노력을 함으로써 학생회비 미납율을 조금씩 줄여나가려 한다.
현: 대동제에 참여하지 않는 학우들은 학생회비를 내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졸업앨범이나 학복위 퇴사택배 사업 역시 학우들이 낸 돈이 그대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들을 확실히 알린 후 학우들이 이에 대해 원하는 건의가 있다면 언제든 들을 준비가 돼 있다.
◇ 후보자들의 발자취와 선본의 공약 실현 계획
기: 이슬기 후보자는 선본 자료집에 외부 자금을 총 2000만 원 유치했다고 작성했다.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나.
이: 1000만 원은 본부와의 대화를 통해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 지원 사업에서 내려온 금액 중에서 요청한 것이고 나머지 금액은 교육기부사업과 교육현장활동에서 유치했다. 사업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직접 군청에 가 사업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발로 뛰며 얻어낸 결과다.
기: 올 하반기 학생회비 납부율이 매우 저조해 학생행사를 진행하기가 힘들었다. 선본 자료집에 따르면 청람체전 같은 경우 사업자금 부족으로 폐기될 뻔한 사업을 되살렸다고 했는데.
이: (청람체전을 열 수 있는 예산인) 200만원을 축제 비용으로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청람체전을 없앨 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기성회비 잔여금 200만 원을 지원받아 결국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성회비의 지원을 받는 것은 미봉책이다. 올해엔 우연히 집행이 안 된 금액이 존재했기 때문에 지원비를 끌어올 수 있었지만 내년의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돈이 남을지 안 남을지도 모르고 본부 담당자가 바뀔 수도 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행사 진행이 점차 힘들어질 것이며 그렇게 하다간 미래에는 아예 진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기: 공약 중에 ‘청람백과사전 배포’가 있는데, 배포 대상은 전 학우인가.
이: PDF파일 형태로 배포되지 않을까 싶다. 발간을 하고 싶지만 비용이 없다. 새터 자료집에 함께 실어 새내기 전체에게 나눠주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기: 대학본부와의 소통을 확장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방안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이: 대학본부 차원에서 학생대표가 누군지 잘 모르고, 그렇다 보니까 업무 처리가 잘 진행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총학생회가 중간다리 역할을 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본부가 이를 반영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약이다. 예를 들어, 소통이 없으면 인재개발본부는 학우들이 임용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학 자료가 무엇인지 모를 수도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같은 돈을 지불했을 때 중간에서 소통이 확장되면 더 좋을 것이다.
기: 교육현안세미나를 개최하고 이에 대한 연구전담부서를 신설하는 공약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 우리학교에서는 교육 현안, 이를테면 개정교육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학술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교육 현안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연구하고 학우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전달해 주는 역할과 더불어 어떤 대안을 낼 수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세미나가 필요하다. 교육에 대해 넓은 시각을 가지고 문제의식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구전담부서를 만들어 매년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열 것이다.
현: 우리학교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하는 것과 가장 직결되는 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교사 말고 다른 진로를 희망하는 학우도 있지만 우리학교 학우들은 교육 현안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잘 알아야 하며 교육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해 만든 공약이다.
기: ‘대학 평의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평의원회 설치가 의무인 여타 사립대를 통해 대학평의원회가 있는 것과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낼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임을 알 수 있으나, 일단 대학평의원회를 설립하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기 위해서 이런 공약을 내걸었나,
이: 맞다. 국립대에서 평의원회를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실험이자 엄청난 시도이다. 국립대에서는 학생들이 의결권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공약을 마련했으나 평의원회 설치는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교수협의회와 대화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며 학생들의 신념에 대해 설명하겠다. 임기 내에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언을 하진 못하겠다. 그러나 다음 대 총학까지 최소한의 기반을 닦아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
기: 마지막으로, 총학 선거를 목전에 둔 현 시점에서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해 달라.
이: 일단 선거에 후보자가 나왔다.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연히 반대표를 찍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후보자에게 더 잘하라는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선거가 무산돼버리면 그런 의미조차도 다 사라진다. 비대위는 올해 내내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 그 성과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담긴다고 생각한다. 학우들이 꼭 선거에 참여해서 후보자를 직접 판결하고 선택해 줬으면 좋겠다.
현: 선거 자체가 무산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선거가 무산되면 우리가 당선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는 학교 내에서 학우들의 힘이 약해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우들의 선거율이 50%도 채 넘지 못해 ‘교원대 학생들은 선거에 참여도 안 한다’는 이미지로 비춰진다면 대학본부와 타 대학이 이 사실을 접한 뒤 어떤 시선으로 우리학교를 바라볼지 걱정된다. 투표권은 굉장히 중요한 권리이니 학우들이 꼭 투표에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 또한 어떤 결과가 나왔든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여전히 학생자치 활동에 힘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