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4. 11. 3.

  2014년 5월16일 전남 다도해 연안 맹골수도에서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되면서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다.  아직도 완전한 수습은 멀었고 세월호 인양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0년간을 둘러보면 거의 20년 마다 대형 해난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번 세월호 사건만해도 선박의 부적절한 구조변경, 선박운행 직원들의 매뉴얼에 대한 비상식적 행동, 관련 당국의 관리소홀 문제, 침몰시 늦장 구조와 비인간적인 처사 등 많은 인재에 해당하는 문제점 들이 드러났다. 앞으로 대폭적인 행정부의 개편과 개혁이 예고되었다. 이러한 시점에 교육과정에도 재해와 재난, 그리고 이와 연관된 국토의 구조적 이해에 관련된 내용들이 반영되는 개편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재난을 이해하는 재난교육과 재난을 대비하는 재난 대비 교육이 필요하다. 통칭하여 재난교육이라고 하자.
  예를 든다면, 평소 빠른 유속의 조류를 지난 진도 근해의 맹골수도와 장죽수도의 연안수로 조건에 대한 낮은 이해와, 이해가 있다하더라도 옅은 이해와 이러한 조건을 무시한 무모한 행동은 사태의 일차적인 촉발을 가져왔다고 본다. 미래의 국토는, 인위적인 대비책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경제성장을 위한 자원과 에너지 개발에 따른 환경변화로 더욱 많은 재난에 직면할 것이다. 더욱이 인명피해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국토상의 재난의 가능성이 있는 지리적인 조건과 주요 위치, 기후와 지형과 이에 대한 적응과 대책과 대처는 깊은 이해와 반복된 숙지가 요구되는 것이다.
  우리 국토의 특징은 남북한 합하여 22만km²이고, 남한만으로는 10만km²에 해당하는 면적이 매우 넓다고 할 수 없지만, 산지, 하천, 평야, 해안, 도서 등 다양한 지형 경관을 지닌다. 또한 사계절이 뚜렷한 중위도 온대 지역에 속한다. 그만큼 지형과 기후에서 다양성을 지닌다. 다양한 아름다운 경관들이 있지만, 다양한 재해의 가능성도 높다. 또한 도시국가에 해당할 만큼 높은 인구밀도를 지니고 있으며, 경제성장과 함께 도시화, 산업화로 국토 내에 건물, 도로, 공장 등과 같은 많은 구조물을 지니고 있다. 자연적인 특징도 그러하지만, 많은 인문경관을 지니고 있으며 인문경관의 변화도 급속한 편이다. 따라서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고, 실제로도 인재와 겹친 많은 재난들이 발생하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것도 공간현상에 대한 망각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지난겨울에 일어난 산사태를 따뜻하고 밝은 봄철에는 너무 달라진 기후와 주변의 식생환경으로 기억을 하기가 힘들다. 여름철의 폭우와 산사태에 대한 인식도 청명한 가을이 되면 사건의 인식의 강도가 떨어진다. 재난이 늘 이슈로서 등장하고 언론에서 강하게 전달하지만, 개인적으로 결국 일상생활 속에서 인식이 희미해지거나 망각으로 들어간다. 반복적인 교육의 힘은 이러한 망각을 극복하고 미래의 재난 발생에 대한 대비가 될 수가 있다.
 이번 맹골수도에서의 참사는 엄청난 인재에 속한다. 그럼에도 이 해역에 대한 공간정보가 보다 깊이 각인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역사지리적으로 서해안에서 가장 위험한 해로로서 울돌목을 포함한 전남 다도해, 그리고 충남의 태안반도, 황해도의 장산곶이 꼽힌다. 역사지리자료로도 많다. 한국해양연구원은 1978년에 서해안의 해수 에너지 자원조사를 한 바가 있다. 그 중 조류발전에서 4곳을 꼽고 경남 남해도 노량진의 대방수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진도 근해의 울돌목, 장죽수도, 맹골수도 등을 들고 있다.
  재난은 사전에 막아야 하고, 어쩔 수 없는 사태에서는 사후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재난은 우리 국토에서 일어나고 우리에게 직접 피해를 준다. 현재의 국토에 대한 이해는 미래의 삶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 것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 필요는 없다. 학생에게 부과되는 과목이 많다고 하는 현금에 급속으로 새로운 과목을 만들기도 쉽지 않고 만들 필요도 없다. 현재의 과목들에서 과목의 특성에 맞게 재난교육의 내용을 강화하거나 신설하면 될 것이다. 교육은 상당한 부분 싫고 좋음을 떠나 필요와 필연의 부분이 있고 반복해서 이고 갈  부분도 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재난교육의 적용이 그러할 것이다.

(이글은 2014년 6월 14일,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에서 필자가 발표한 내용의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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