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4. 11. 3.
거꾸로교실은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말이지만 미국에서 시작해 3~4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수업방법이다. 영어로 ‘Flipped Classroom'이라 불리는 이 수업방법은 말 그대로 교실의 방식 자체를 뒤집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KAIST·UNIST 등의 대학교에서 먼저 거꾸로교실을 강의에 활용했다. 이것이 효과를 보이자 초․중등학교에서도 이를 학교 수업에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수업방식 하에서는 학교에서 교사의 수업을 듣고 집에서 교사가 내준 과제를 했다면, 이제 거꾸로교실 하에서 학생들은 집에서 교사의 수업을 듣고 학교에서 과제를 한다. 대체적으로 학교 수업시간은 교사가 내준 과제를 친구들과 토론을 하면서, 교사에게 질문을 하면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토론을 통한 과제해결이 수업시간에 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니다. 제작식, 역할극 등 기타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UNIST는 2012년부터 거꾸로교실을 채택해 1학년 기초과목이나 교양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교수가 올린 수업자료와 텍스트북을 보면서 미리 공부한 뒤 강의실에서는 토론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UNIST의 한 학생은 “친구들과 토론하고 교수님께 모르는 내용을 질문하면서 자신이 공부해온 내용 중 모르는 내용을 즉각적으로 해결하고, 틀리게 이해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며 거꾸로교실의 장점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3월부터 세 달에 걸쳐 KBS에서 거꾸로교실과 관련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부산 동평 중학교 3학년 국어 수업과 2학년 영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동안 거꾸로수업을 진행한 것인데, 결과는 놀라웠다. 학년 전체 평균점수가 오른 것은 물론 이전 시험 대비 20점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큰 폭으로 점수가 상승한 학생들이 많았다. 국어 점수가 31점 상승한 3학년 김동윤 학생은 “영상이 10분 남짓이라 별로 길지 않게 느껴졌다”며 영상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음을 느꼈다고 했다.
비단 성적뿐만이 아니었다. 더 큰 변화는 학생들의 태도변화에서 나타났다. 2학년 김승준 학생은 “원래 수업시간에 멍하니 앉아있기만 했었는데 이 수업은 선생님과 계속해서 의사소통을 해야하다보니 나도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 같아 하게 된다”고 자신의 변화된 태도에 대해 언급했다.
교사들 또한 많은 변화를 느꼈다. 김수애 국어교사는 “처음 시도해보는 수업방법에 걱정이 많았는데, 실제 해보니 예전과 같은 교과서 학습활동인데도 학생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점심시간 직후인 5교시에도 졸지 않고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토론하며 모르는 것은 질문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변화에 감동을 받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방송 후에 많은 사람들이 거꾸로교실에 관심을 보이며 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듯이 거꾸로교실에도 난점이 있다. 학생들이 미리 학습을 해오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교사가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의 역량문제는 수반될 수밖에 없다. 또한 역사 등 학생들에게 전달해줘야 할 내용이 많은 과목에서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