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4. 11. 3.
지난달 23일 총장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빗발친 의원들의 질의 앞에 선 총장은 그저 무력한 변명에만 급급했다. 총장은 김명수 교수 표절의혹에 대한 사후 조사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중단하고, 잇따른 강연마다 편향적인 정치 의식을 담은 발언으로 논쟁의 씨를 뿌렸을 뿐 아니라 심지어 학생회관 리모델링 지원비로 주어진 국고를 빼돌려 총장실 이전 비용으로 지출했음을 시인했다. 어느 야당 국회의원의 말마따나 “스스로 국립대 총장으로서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심이 피어올랐던 현장이었다.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마무리된 지금, ‘30주년’이라는 잔치 분위기에 부쳐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보인 부적절함을 어물쩡 눈감아선 안 된다. 총장은 마땅히 자신의 과오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사실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학내의 모든 구성원들은 현재 우리학교가 당면한 고통을 드러내고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주저해선 안 된다. 매 상황을 긍정 혹은 무관심으로 무마하려 들다간 결국 다함께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어두운 현실을 드러낸다고 해서 희망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절망의 메신저’야말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희망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