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 2014. 9. 15.

 9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경기도 교육청의 ‘9시 등교’에 대해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 ‘열린광장’에는 ‘9시 등교’에 대한 학부모와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들의 반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수의 언론에서도 9시 등교 정책의 문제점에 우려를 표하는 기사를 보도한다. 그러나 ‘9시 등교’는 분명 이재정 교육감의 말처럼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의 시발점으로 삼을 만큼 매우 의미가 크다.
 학교의 3주체는 학생, 학부모, 교사이지만 지금까지 시행된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기기는 쉽지 않았다. 이와 달리 ‘9시 등교’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교육정책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9시 등교’는 경기도 의정부여중에서 학생들이 사회수업 중에 직접 만든 정책으로 이재정 교육감이 이를 받아들여 시행한 것이다.
‘9시 등교’는 해외의 사례를 참조하더라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교 시간을 늦추는 정책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의 몇몇 학교에서 시행되었는데 이는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시행된 것이었다. 시행 후에 미국과 영국에서 등교 시간을 늦춘 학교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고, 폭력 등 각종 사고 가능성도 확연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9시 등교’를 맞이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유롭게 등교할 수 있는 것을 반긴다고 한다. 꿀맛 같은 아침잠을 조금 더 즐길 수 있고, 거르기 일쑤였던 아침밥을 먹을 수 있게 되고, 친구와 함께 걸으며 등교할 수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9시 등교’가 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번 경기도 교육청의 ‘9시 등교’정책은 충분한 여론 수렴을 하지 못했고, 시범운영조차 없이 너무나 급작스럽게 시행된 부분이 있다. 또한, 정책의 시행과 함께 발생할 문제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분명 비정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입시 위주의 사회와 부모가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현실에서 적용하기 힘든 정책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9시 등교’정책이 궁극적으로는 학생이 학교의 실적이나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닌 존재 자체로 소중한 목적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나비의 날갯짓이,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비정상적인 사회에 순응하지 않고 본질을 궁구하여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돌멩이가 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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