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지원으로 기초학력 부진 초기 예방이 이루어져야
10월 12일, 충북교육청은 내년부터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재 충북 내 76명의 기초학력 강사가 배치되어 있는데, 30학급 이상 초등학교에 배치된 기초학력 협력 강사를 기초학력 전담교사(이하 ‘전담교사’)로 전환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전담교사는 초등학교 1, 2학년 수업 중 국어, 수학 수업에 1수업 2교사제 형태로 참여하게 된다.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는 전남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시행하였고, 사례보고회가 열린 바 있다. 전남교육청의 운영과 성과를 통해, 기초학력 전담교사제의 필요성과 개선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구체적인 시행 모습은 어땠나
전남교육청에서는 전국 최초로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시행하였다. 기초학력 부진을 초기에 예방하고자, 초등학교 1, 2학년을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 초등학교 1, 2학년 중 기초학력 부진 원인이 있는 학생을 파악하고, 총 40명의 문해력 전담교사(36) 및 수해력 전담교사(4)를 도내에 배치하였다. 이에 따라 도내 170여 명의 학생이 전담교사의 개별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기초학력 부진 주요 원인은 문해력 발달 격차이다. 전남교육청 기초학력지원센터 초등교육과정팀 담당자(이하 담당자)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입학할 때부터 읽기, 한글 해독 능력 등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는 가정 문해 환경, 다문화 가정, 경계선 지능, 조음기관 문제, 난독, 정서적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의 개인적 부진 원인 외, 교육 환경의 변화도 문해력 발달 격차의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우선, 2020년 3월부터 유치원 및 어린이집이 놀이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면서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의 연계가 단절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한글을 배우지 못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에, 기초학력 부진이 심화되는 것이다.
이런 기초학력 부진 원인이 있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것이 기초학력 전담교사제의 목적이다. 담임교사는 수업 중 기초학력이 부진한 것으로 생각되는 학생을 관찰하고, 교육과정평가원에서 개발한 ‘한글 또박또박’ 한글 해득 진단 프로그램, 초기문해력 진단검사·수해력 진단검사를 통해 학생을 진단한다. 만약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담임교사의 의뢰로 전담교사가 보다 정밀한 진단을 내린다. 전담교사는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목표 도달 시점까지, 방과후가 아닌 정규 수업시간에 풀아웃 방식으로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도한다. 지도가 종료되는 시점, 즉 학생의 목표 도달 시점은 학생이 학급 보통수준의 문해력 및 수해력 역량을 갖추어 정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초학력 부진이 주로 나타나는 문해력을 보장하는 교육은 한글 해득, 읽기유창성 지도, 쓰기 지도로 이루어진다. ‘읽기따라잡기 프로그램’, ‘찬찬한글’, 수준평정그림책, 자석글자 등 다양한 한글 교재와 교구를 활용한다. 수해력 교육은 초등학교 1, 2학년 수학 과목의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 있는 수와 연산 영역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덧셈, 뺄셈, 곱셈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전담교사제 시행으로 나타난 ‘문해력과 수해력 향상’
전담교사제가 실시된 상반기 학생 지도 결과를 분석하였을 때, 문해력과 수해력에서 상당 수준의 향상이 나타났다. 초기문해력진단 검사지의 사전(4월), 사후(7월) 비교 결과, 4개 영역(▲자모 이름 대기 ▲단어 읽기 ▲읽기 유창성 ▲단어 받아쓰기)에서 고루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특히, 단어 받아쓰기 영역 발달은 큰 향상 폭을 보여주었고, 이는 읽기와 쓰기를 동시에 지도하는 전담교사의 교육 방법적 전문성으로 가능하였다고 분석되었다. 수해력 부분에서도 학기초(5월)와 학기말(7월) 검사 결과를 비교했을 때, 5개 영역(▲수 감각 ▲수 세기 ▲자릿값 ▲덧셈 ▲뺄셈) 모두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5개 영역의 평균 도달도는 5월 43.9%에서 7월 76.8%로 32.9%p 향상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1학기 지도 결과에 대한 전담교사 대상 설문에 따르면, 전담교사의 개별 지도는 문해력과 수해력 신장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의 학교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업시간에 소외되었던 학생들이 개별 지도를 통해 자신감이 향상되고, 수업에 참여하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
◇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출발선을 고르게 해야
전담교사제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내년에 전담교사제를 시행하는 충북교육청도 마찬가지이다. 전담교사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집중적으로 시행되는 이유를 묻자, 담당자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읽기, 쓰기, 셈하기를 배우는데, 이때 출발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면 이는 최대 5년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상대적으로 교육과정에 여유가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출발점을 고르게 하는 전담교사의 개별 지도가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후에 기초학력 부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집중적으로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지도하는 것은 최적의 구제 방안이다. 그렇기에 부진 원인을 초기에 찾아내고, 예방하려는 제도적인 노력이 더욱 확산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담당자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의 개선점에 대해 “현재 정규교사 정원 확보가 어렵다. 국가적 차원에서 전담교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연수 과정 등의 지원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교대, 사대 등 예비교사 양성기관에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 대한 이해와 지도 방법을 배워 현장에 나오는 것이 급선무이다”라고 전담교사제 외의 노력을 강조하였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의 개선점을 찾는 동시에,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전문성 인식을 토대로 한 교원 양성의 노력도 필요한 것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