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들림에 청소년 심리 상태는 어떨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 학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제3차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불안 위험군은 18.9%, 우울 위험군은 17.8%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치는 3월에 시행된 제1차 정신건강 실태조사의 수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5월에 시행된 제2차 실태조사 때 수치가 하락한 이후 9월에 재상승한 것이다. 8월 코로나19 재확산 후 국민의 정신 건강이 다시 위협받고 있으며, 현재 끝나지 않는 확산 추세 속에 많은 사람이 정신적 고통과 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인과는 다른 방면으로 삶의 양식이 변화한 청소년이 코로나19로 받은 심리적 영향에 주목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 청소년에게 닥친 일상의 변화

코로나19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 생활의 변화로 인한 정신적 고통 등 다양한 원인으로 코로나 블루가 번지고 있다. 이에 사람들의 삶에 나타난 변화를 이해하고, 심층적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심리방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경기도교육연구원 주관 ‘코로나19와 교육 : 학교구성원의 생활과 인식을 중심으로(2020)’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무기력하고 우울해지는 것 같다는 문항에 조사 대상의 72.2%가 동의하였다. 초중고 학생의 대다수가 코로나 블루 현상을 현재 주위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A(대구광역시, 16)씨는 “코로나19가 생활에 제약을 가하며 일상이 자유롭지 못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온라인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는데, 주위 친구들만 봐도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공부를 덜 하는 것을 느낀다. 학교에 가서도, 모든 교내 행사가 사라진 상태이고, 매일 마스크를 끼고, 자가진단을 하는 등의 변화가 생겼다”며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청소년의 일상에 닥친 변화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생활의 만족을 떨어뜨리는 등 심리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출석 수업이 줄어들고, 학교의 기본적인 대면 행사는 온라인으로 전환되거나 취소되었다. 출석 수업 시에도 거리두기를 지키고 생활 방역 규칙을 준수하며 다소 경직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하며 가족 구성원과 부딪히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 상담 문의로 알 수 있는 청소년 심리 상태는?

전국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청소년의 상담 문의 현황을 밝히고 있다. 충청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코로나 확산 이후, 청소년의 상담은 가정 안의 문제에 집중되었지만, 상담복지센터 내 실제적인 상담 건수는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전에는 학생이 호소하는 심리적 문제가 대부분 대인관계 및 학교생활의 어려움과 관련되어 있었는데, 학교에 가지 않아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자극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부모님과의 관계적 문제, 대화 문제로 인해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학생의 상담 건수는 증가하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본인의 정신 건강에 대한 청소년의 문의 전화도 증가했다. 주로 경미한 우울증이 있었거나 일반적으로 불안 수준이 높았던 학생들이, 최근 들어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가 강조되어 느껴지고 있다. 이전에는 우울의 이유를 친구 관계, 학업 등 외부에서 찾았더라면, 현재는 원인을 본인의 내면에서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이전보다 심리적으로 예민해지다 보니, 부모님과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현재 청소년의 심리 상담의 특징을 설명했다.

한편, 센터 내 청소년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지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후, 가정에서만 생활하여 외부적인 자극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놀이 키트를 제공하였다. 또한, 또래 상담자들이 SNS 등의 수단을 통해, 혹은 학원에서의 만남을 통해 심리적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청소년의 아이디어를 취합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청소년 심리방역, ‘긴급’이 아닌 ‘일상화’되어야

최근 들어 ‘코로나 블루’라는 이름으로 심리방역이 강조되는 추세지만,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청소년 심리방역의 필요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2016년에서 2019년 사이 청소년 정신질환 진료 현황을 통해 장기적인 청소년 심리방역의 필요성을 알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년 사이 10대 정신질환 진료 인원은 42% 증가하였으며, 그중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요인에 따른 진료 인원 및 비율이 꾸준히, 상당수 증가하였다. 현재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청소년 대상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전국의 시군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코로나 블루 극복 캠페인, 특별 심리상담 기간 등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등 청소년 심리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이러한 활발한 노력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 앞서 봤듯이 우울, 불안과 같은 청소년의 심리 문제는 지속적으로 심각한 수준까지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청소년 심리방역이 일상화되는 그 시점까지, 계속해서 청소년의 심리방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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