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적극적 지원 및 입시교육환경 개선 등 요구

발행 : 2014. 9. 15.
지난해 5월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의 체험 활동 강화 및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방식 개선을 골자로 한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계획>은 작년 9월부터 운영된 42개 연구학교와 올해 3월부터 운영된 38개 연구학교에 적용돼 각각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를 주된 대상으로 운영됐다. 1년 동안 시범 운영된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육 현장의 반응은 제각기 다른 양상을 띠었다.
◇ 자유학기제란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계획>에 따르면 자유학기제란 학생들이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개선하고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자유학기제의 도입은 세계의 교육 동향에 발맞추는 것이다. 최근 아일랜드와 덴마크, 스웨덴은 각각 전환학년제, 에프터스콜레, 진로체험 학습을 실시해 청소년들에게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탐색의 계기를 제공하는 추세이다. 이에 박근혜 정부 또한 공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자유학기제를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이러한 자유학기제의 목적은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 속에서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유학기제는 여러 가지 편성 및 운영 방안을 이용한다. 자유학기제 실시 학교는 ▲학생의 체계적인 진로탐색 기회 확대 ▲체험․참여형 프로그램 강화 ▲학생의 참여와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교수․학습방법의 다양화 ▲유연한 교육과정 편성․운영 ▲자유학기제 취지에 맞는 평가방법 마련의 다섯 가지 방법을 참고한다. 각 학교들은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다양한 교육과정을 구성․운영하고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애로사항에 대해 지원받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육 현장의 긍정적인 반응
자유학기제 도입 자체에 대한 교육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선정돼 1학년 2학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한 세종시 조치원여자중학교(이하 조치원여중) 교육연구부 이주화 교사는 “자유학기제 운영 후 실시한 자체 제작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이 모든 영역에서 60%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며 많은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운영에 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사는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시험의 부담이 적기 때문에 학생들이 진로탐색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며 자유학기제 시범 실시에 따른 장점을 설명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이하 참교육 학부모회) 박이선 부회장 또한 “자유학기제가 발표되자 학부모들은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비록 한 학기 동안이지만 시험을 보지 않고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했다”며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감을 전했다.
◇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육 현장의 부정적인 반응
그러나 자유학기제에 대해 염려하는 반응 역시 만만치 않다. 조치원여중 이 교사는 “자유학기제가 실시된 학기에는 객관화된 점수를 받는 고사가 진행되지 않아 수업 분위기가 다소 흐트러지거나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산만해질 우려가 있고, 다음 학기부터 다시 교과 수업 중심의 수업을 받게 돼 수업 적응에 어려워하는 학생이 생길 수 있다”며 염려스러운 반응을 전했다. 이 교사는 이어 “직업선호도에 따른 선택프로그램의 한계와 강사 수급의 문제, 다양한 진로직업체험활동 장소의 미비 등의 문제점이 있다”며 “지역사회와 기업 또는 대학이 중학생들의 직장체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교육 학부모회 박 부회장 또한 “고교 체계가 국제고, 특목고, 자사고로 서열화돼 진학 경쟁이 불가피하고 대학입시까지 학생과 학부모를 옥죄고 있어 아이가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조차 입시경쟁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불안감이 크다”며 현행 자유학기제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기 위한 제도로 인식되지 못하는 한계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입시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중학교 교육과정을 대폭 줄여야 할 것”이라며 자유학기제가 정착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 꿈과 끼를 찾는 자유학기제?
자유학기제에 대한 반응이 서로 다른 만큼, ‘학생의 꿈과 끼를 찾는다’는 자유학기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상반된 평가를 보인다. 조치원여중 이 교사는 “자유학기제가 ‘나의 꿈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고민을 하게 만든다”고 말하며 자유학기제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사는 “자신의 꿈과 관련된 다양한 진로직업체험활동을 학교의 지원 아래 할 수 있으므로 가정환경이 열악한 학생들도 이를 통해 구체적인 꿈을 정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임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마련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참교육 학부모회 박 부회장은 “지금처럼 끊임없는 경쟁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한 학기동안 아이를 자유롭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아, 결국 한 학기동안 배워야 할 과목과 수업시간이 고스란히 다음 학기나 이전 학기로 이동할 가능성이 많다”며 자유학기제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박 부회장은 “자유학기제 도입 취지를 살리는 일과 함께 경쟁적인 학교 교육 시스템과 교육과정 축소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다시 한 번 현행 교육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
◇ 자유학기제의 내일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육현장에서의 평가가 서로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각 학교의 신청을 받아 자유학기제 희망학교를 운영한다. 교육부는 내년 6월 경 자유학기제 실시계획을 확정․발표하며, 2016년 3월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전면 실시 전까지 내실있는 체험교육을 위한 체험기관, 전문강사 등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자유학기제가 현장에 안정적인 교육제도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