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연기와 동시에 절대평가제 일시 도입, 당일 설문 결과 영향 미친 것으로 보여

지난 달 31일, 교육부는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 모든 초‧중‧고 및 특수학교, 각종 학교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할 것을 발표하였다. 이에 맞춰 4월 2일, 우리 학교 감염병관리위원회에서도 감염병 안정 시까지 비대면 수업을 연장할 것을 공지했다. 공지 당일 아침, ▲재택수업 기간 연장 안 ▲실험‧실기 등 수업 보강 ▲성적 평가 방법 및 기준 ▲교육 실습 기간 및 방법 네 가지 항목을 조사하는 학사일정 조정 방안 관련 설문이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 설문 결과가 사안 결정에 다수 반영되다

설문 조사 기간은 회의 시간보다 3시간 앞선 4월 2일 13시 30분까지였다. 각 과 운영위원회 톡방에 링크가 공지된 것은 당일 아침 11시를 전후해서였다. 설문에는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온 성적 상대평가/절대평가 관련 항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성적평가 방법 및 기준 항목의 경우 65%가 절대평가, 18.6%가 준상대평가, 16.4%가 상대평가에 찬성한 것이 밝혀졌다. 당일 회의 결과 절대평가가 채택되었고, (아직 공지되지 않은) 실습 관련 항목을 제외한 다른 항목들 역시 학생들이 가장 높은 비율로 설문에서 응답한 사안으로 결정되었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서 하달되는 각종 코로나19 사안 관련 설문들은 먼저 학생지원과를 거친다. 학생지원과는 감염병관리위원회 회의의 개최 일자와 논의 사안 등을 비대위에 전달함과 동시에, 사안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해 줄 것을 미리 부탁한다. 안형수 학생지원과 학생팀장은 취합된 설문 결과는 회의 자료의 일부로 위원들에게 나뉘어 결정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하며, 이번 결정의 설문 조사 역시 대학본부 측과 비대위 측의 의견을 받고자 진행된 것임을 밝혔다.

교육부의 발표가 갑작스러운 부분이 있었기에 회의 일정 역시 급박하게 진행되었다. 3월 31일 유치원을 제외한 학교를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사실상 대면 개학의 연기)을 한다는 교육부의 보도가 있었고, 이에 우리 학교 감염병관리위원회도 회의 개최 일자를 결정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안형수 팀장은 “교육부의 발표에 따라 대학들이 논의를 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회의 날짜가 결정되기까지는 못해도 2~3일의 시간이 걸린다.”며 사안의 긴급성을 귀띔했다.

 

◇ 즉각적으로 반영된 학생 여론, 그러나 거시적으론 여전히 제자리

우리 학교는 실습 변경이나 임용 문제 이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초‧중‧고등학교 및 각종 학교의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감염병관리위원회에 소속된 한 위원을 통해 “각 대학의 부총장님이나 총장님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루트가 하나 있다. 여기에서 파악한 다른 대학의 사례와 정부 시책을 먼저 감안한 다음 우리 대학만의 특성을 고려해 사안을 결정한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의 한 학기 학사(學事) 변경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다. 현재 학생들의 의견이 개입될 수 있는 창구는 오로지 대표자(비대위)에게 일임되어 있는 상태다. 현 상태에 관해 이은지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학생들의 의견은 학생대표를 통해서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 자체가 학생들의 의견을 대의하기 위함이니, 산발적으로 여러 의견이 제시되는 것보다 대표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며 우선 긍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단순 하달 방식의 공지 전달 체계에 따른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이은지 집행위원장은 “다른 학교의 경우는 감염병관리위원회는 아니더라도 학생 소통 TF를 마련하거나, 학생 의견수렴을 위한 기구를 신설하여 학생들과 논의를 진행한다.”며 독자적인 학생 기구의 부재성을 언급했다. 이어 “학생지원과에서 공문이 전달되긴 하지만, 다른 학내 부서의 전달 사항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며 직접 그 부서를 찾아가지도 못하게 한다.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공문들도 몇 차례 요청했지만 한 장도 받지 못했다. 여전히 다른 학교 총학생회장을 통해 교육부의 공문이나 보도자료를 전달받고 있다.”며 업무 처리의 부진성 또한 지적하였다.

현재 감염병관리위원회의 학생 배석은 규정상 불가하다. 위원회는 2월 초순 구성되었는데, 직위로 임명이 되었기에 한 번 임명이 된 이상 추가 임명이나 면직은 불가한 상태다. 우리는 4월 2일, 설문 조사 결과가 위원회의 결정에 영향을 주었음을 볼 수 있었다. 취합된 학생들의 의견이 앞으로 사안에서 얼마나 더 큰 비중을 차지할지, 두고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현정우 기자

jungwoohyun@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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