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이번 기획에서 청주시립미술관을 방문했다. 이 기획에서는 청주시립미술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또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일회용 하루’와 ‘그림 그리기 좋은 날’ 두 개의 전시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일회용 하루와 관련해서 일회용품과 환경을 주제로 한 독자의 기고문을 함께 싣는다. 또한 ‘그림 그리기 좋은날’에서는 현대 미술사조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 세계 안에서 일평생 그림을 그려온 두 화백의 생과 그림을 만나 보았다.
◇ 청주시립미술관
학교에서 성안길에 가다 보면 지하상가 정거장 바로 전에 ‘사직사거리·시립미술관’ 정거장이 있다. 사직사거리·시립미술관 정거장에서 내리면 2016년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 사직동 본관에 방문할 수 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세 개의 분관과 본관으로 운영된다. 분관은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오창전시관(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위치해있다. 사직동에 위치한 본관은 옛 KBS 방송국을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로 부지 면적은 9,134m²다. 미술관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며 청주 시민은 50%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우리학교에서 시립미술관을 방문하는 방법은 교원문화관 앞 로터리에서 출발하는 513번, 514번 버스를 타거나 태성탑연로에서 500번, 502번, 511번 버스를 타면 된다.

◇ 시립미술관 로컬 프로젝트 Four Rooms
청주시립미술관은 2019년 3월 14일부터 2020년 1월 26일까지 약 일 년 간 기획전 <포룸 Four Rooms>를 개최한다. 포룸 Four Rooms 은 청주에서 활동하는 중견 예술가들을 조망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는 성정원, 최익규, 이종관, 이규식의 네 명의 작가가 릴레이로 참여한다. 첫 번째 전시는 성정원 작가의 ‘일회용 하루’다. 일회용 하루는 4월 28일까지 개최된다. 성정원 작가를 이어 최익규 작가가 5월 9일부터 7월 28일까지, 이종관 작가가 8월 9일부터 10월 27일까지, 이규식 작가가 11월 7일부터 이듬해 1월 26일까지 전시를 가진다.
◇ 일회용 하루
릴레이 전시의 첫 타자로 성정원 작가가 ‘일회용 하루’라는 이름의 전시를 개최한다. 일회용 하루는 성정원 작가가 2013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었던 전시와 이름이 같다. 소재 역시 ‘일회용 컵’으로 동일하다. 성정원 작가는 뉴욕대학교와 우리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과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전시장에는 총 4,000장의 사진이 벽면에 핀으로 고정되어 있다. 성정원 작가는 자신이 사용한 컵을 사진 기록으로 남겼다. 전시된 사진을 살펴보면 우리학교 종이컵도 발견할 수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일회용 하루’ 등 네 개의 영상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 쪽에서는 찌그러진 종이컵을 표현한 세라믹 작품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종이컵에 담긴 커피 한 잔을 제공한다. 옆에는 커피를 다 마신 후 종이컵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관람자는 종이컵에 그림을 그려 전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편익추구는 계속되었고 곳곳에서 환경오염이 가속화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21세기인 지금에는 약 7만여 종류의 화학물질을 제조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공업, 농업, 가정 등 사용되지 않는 곳이 드물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2년 전 닭 사용 과정에서 살충제를 사용하여 계란 파동이 일었던 것처럼 피해는 누구나 입을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문명의 이기가 생태계를 교란하고 인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물건을 사면 손쉽게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고, 이러한 결과로 한국의 연간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은 370장에 이르렀다. 또한, 다이소와 같은 저가 생활용품 전문점에 들어서면 플라스틱 제품이 즐비하며 손쉽게 플라스틱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은 단 9%밖에 재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환경은 공공재이나 환경을 파괴하면서 얻는 이윤은 오롯이 기업과 개인에게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데는 단 5초면 충분하나 그것을 분해하는 데는 500년이 지나야한다고 한다. 또한 그것을 분해하는 데 엄청난 환경오염이 일어난다. 이에 중국이 플라스틱을 비롯한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였고. 그 영향으로 우리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 금지, 과대포장 금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편리를 추구한 대가는 파란 하늘을 앗아갔다. 최근에 봄 하늘을 바라다보면 푸르기보다는 뿌옇다는 느낌이 종종 들 정도로 이번 년은 미세먼지가 크게 이슈 되었다. 길거리를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여 입을 가린 채 침묵의 봄을 견뎌내고 있다. 몸에 좋지 않은 식품은 선택하지 않으면 되지만 공기는 선택할 수가 없다. 일시적으로 피한다고 해서 좋은 공기는 회복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희뿌연 매연과 시커먼 먼지를 피해서 단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편익 추구에 적정선의 규제를 두어야한다. 핀란드에는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이 4장 정도에 불과한 반면에 우리는 매일 하나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앞서 제시한 살충제 계란 사건과 같이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는 다수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이에 화학물질의 생산 책임이 있는 기업에게 책임을 엄격히 묻고 사고 재발 방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으켜야 한다. 생명력이 넘치는 봄을 되찾으려면 개인, 기업, 정부가 함께 문제를 돌파해나가야 한다.
◇ 전시 <그림 그리기 좋은 날> 2019. 03. 14 – 05. 26
현대미술사조의 거대하고 요란한 흐름에도 담담히 자신의 그림을 그려 나갔던 두 작가가 있다. 왕철수, 김형식 이 두 작가의 그림과 인생을 청주시립미술관 전시 <그림 그리기 좋은 날>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평생 자신의 아름다운 고향을 화폭에 담은 왕철수 작가와 고향에서 고목처럼 굴곡진 자신의 인생을 표현해나간 김형식 작가. 그들은 각각 미술교사 그리고 빨치산이라는 낙인이 따라다녔으나 그저 그림을 그렸다. 인생 내내 그렸다.
한 번도 그림을 놓은 적이 없어. 앞으로도 그럴 거야. - 왕철수 작가
그들의 말에서 알 수 있다. 그림을 그렸기에 그들은 좋은 날들을 보냈을 것이다.
전시는 그들의 그림 그리기 좋았던 나날들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왕철수 (1934-2004)
청주를 대표하는 향토작가이자 미술교사, 충북의 기록화가로도 유명한 왕철수 화백.
자신의 고향인 충북의 풍경을 소소하고 따뜻하게 담아내는 풍경화 작업을 했다. 그의 작품들은 예술이 꼭 전복적이고 새로움을 힘주어 쫓지만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유유히 흘러가는 풍경들처럼 담백하게 일깨워준다. “보는 눈, 느끼는 가슴, 그곳에 닿을 수 있는 다리, 떨리지 않는 손으로 제대로 된 그림을 느끼고 싶다”는 왕철수 작가는 작고 전까지 고향의 풍경 속에 들어가 현장 사생을 했다.


◇ 충주댐 수몰지역 풍경

1980-84년 충주댐 건설로 인해 충주, 제천, 단양 등 주변 지역의 일부가 수몰됐다.
황철수 작가는 이제는 볼 수 없는 수몰지역들의 마지막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냈다.

<충주댐 수몰지역 풍경화 도록> 작가노트 중에서, 1985
김형식 (1926-2016)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가문, 6·25전쟁, 빨치산 활동 등 그의 삶은 자칫 정치적이어 보인다. 그러나 “나의 그림엔 내 삶이 그려져 있지.”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엔 사회적 풍파 속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 담겨있다.
그는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어떠한 미술 단체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본인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발견했고, 계속 그림을 그렸다. 월북과 빨치산 활동으로 20여년의 투옥 생활을 했고, 그 후 괴산으로 가 고향 사랑방에서 노을, 구멍이 뻥 뚫린 고목 등을 바라보며 작품 활동을 했다. 그림 그리는 것이 그에게 삶의 이유가 된 것이다.

이데올로기 한 서린 구멍 뚫린 느티나무
<김형식의 일기>, 2006
<미술세계>, 199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