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위협받는 교권, 교권침해피해보장 및 법률비용보장으로 대비하세요! 한 보험사의 교권침해 보험 상품 홍보문구이다. 작년 4월 한 보험사에서 초, 중, 고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권침해 보험 상품을 만들었다. 상품이 출시된 이후 교사 1600명 정도가 이 보험에 가입했다. 실제로 보험금을 받은 교사도 있다고 한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위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보여주는 슬픈 현실이다. 교권침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 중 절반 이상이 교권 하락과 생활지도의 어려움에 대한 대응 미흡 때문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응답했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이루어져도 교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적다. 오히려 교사가 전근을 하거나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예방보다는 교권침해 발생 이후 대처에 관련된 부분이 많아 아쉽다. 제도적 장치 보완뿐 아니라 교권이 제대로 보장되기 위한 본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교권에 대해 논의를 하기에 앞서, 교권이란 무엇인가? 교권침해란 무엇을 뜻하는가? 교권의 정의는 교육청별로 다르고 법률상에서도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필자는 교권을 교사가 교육 활동을 외부의 간섭과 방해를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하고, 교권침해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이 간섭과 방해를 받는 경우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과거에는 교권침해가 없었는가? 분명 현재보다는 드물었을 것이다. 과거에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곳이 학교 외에는 없었다, 교사는 지식인으로 여겨져서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교사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한편 과거와 달리 학원, 인터넷 등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은 넘쳐난다. 지식의 희소성이 떨어졌고, 대학진학율도 늘어나 학부모들은 교사들과 비등한 지식을 갖추게 되었다. 교사는 지식인으로서의 지위를 잃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이 교사를 무시하거나 권한을 침해하는 사례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과거 지식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식전문가로 인정받았다면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생각도 바뀌어야한다. 교사는 지식 전문가에서 나아가 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교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학생과 학부모들은 많이 변화했다. 교사가 변화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이전과는 달라지지 않은 교·사대 교육과정과 임용고시 제도라고 생각한다. 시대 변화에 맞게 교·사대 교육과정과 성취기준을 그대로 외우는 암기식 임용고시도 바뀌어야한다. 교사를 키우는 과정과 임용되는 과정이 그대로인데 어떻게 달라진 교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예비교사를 기르는 교육과정에서부터 교사의 전문성을 보장하고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권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교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모방하며 자란다. 학부모들부터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어 교사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교사의 교육활동 권한을 침해하는 행동이나 무시하는 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학교가 지식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올바른 인격을 가지고 성장하는 곳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교육에 대한 전문가는 교사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기를 바란다. 그뿐만 아니라 교사 자신도 자신이 교육전문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내부적, 외부적으로 교사에 대한 생각이 변화할 때 교권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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