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민주당 창장… 조용기 “나와 관계없다”

기독교 내 일부 세력이 기독교 정당을 창당하여 정치에 직접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새로운 기독교 정당은 내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국회에 입성시키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일 기독자유민주당은 창장취지문을 통해 “정교분리 원칙 본래의 참뜻이 와전되어 지난 120년 동안 기독교가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됐다”며 “기독교인들이 국가의 발전을 위한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012년에 시행될 19대 총선을 앞두고, 나라를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이 뜻을 같이하여 기독자유민주당을 창당하고 많은 국회의원을 배출하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사실 기독교계에서 정당을 창설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4년과 2008년에도 각각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기독교 정당을 만들었다가 득표수가 너무 낮아 단 한 명의 국회의우너도 배출하지 못한 채 사실상 사장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에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전광훈 청교도영성훈련원 원장은 “이번에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리를 지지해 줄 것”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독자유민주당은 주요 정책 공약으로 ▲종북 좌파세력 척결 ▲이슬람채권법 입법 처지 ▲동성애자의 권리 확대 반대 ▲사회주의적 무상복지 포퓰리즘 배격 등을 내세웠다. 기독자유민주당의 창당에 관여한 한 인사는 “더 이상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만 이 나라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을 만큼 나라 사정이 위태로워져 크리스챤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초 이 정당의 창당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던 조용기 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용기 원로목사는 “나라를 걱정하는 모임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 가서 기도를 해준 것뿐”이라면서 “내 이름을 팔아 표를 얻으려 하지 말라”고 일침했다.
기독교계 내부에서도 기독교의 이름을 걸고 정치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우리 국민들은 정치를 권력지향적인 것으로 여기는 정서가 많다”면서 “한 종교가 권력을 지향하면 다른 종교가 경계를 하고, 사회 평화에 아주 위험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음 기독교 정당 창당설이 나왔던 8월 말부터 인터넷에서는 여론이 들끓었다. 미디어다음에 게시된 한 관련 기사에는 하루 만에 무려 8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는데, 대부분은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낸 댓글이었다. 그 중 한 네티즌은 “교회와 정치가 일체가 된다… 이건 중세시대로 돌아가자는 얘긴가요?”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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