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되어 학교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휩싸였었다. 급작스럽게 총학생회가 “우리학교가 구조조정대상 예정이라고 통보되었다”는 소식을 학내에 전했다. 이에 대해 취재를 한 결과, “우리학교가 구조조정대상 예정이라고 통보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취재 후 얻은 사실을 담은 호외기사를 지난 9월 1일, 학내에 배포했다.
곧이어 청람광장에는 호외에 대한 반응이 올라왔다. “호외기사가 ‘갑작스런 단체행동을 막으려는’ 대학본부측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한국교원대신문은 대학기관지다”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서슴지 않는 글이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우리는 신문을 만들 때,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문제를 편중된 시각에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대학본부의 편도 아니고, 총학의 편도 아니다”
자명하게 한국교원대 신문사는 ‘언론기관’이다. 그리고 하나의 독립성을 가진 ‘언론기관’이다. 그 속에 속한 기자들도 ‘언론인’이다. 밝혀두고 싶은 것은 ‘언론인’인 우리는 신문을 만들어가는 매 과정마다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기능과 원칙을 지키려 필사적이라는 것이다. 신문에 비판이 가해질 때를 비롯해 신문사를 꾸려나가는 매순간마다 참된 언론이란 무엇이며 역할이 무엇이며 우리 신문사가 추구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에 고민한다.
호외를 내게 된 것은 혹자의 말처럼 누군가의 입장을 대변해주기 위함이 아니라 ‘언론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언론의 1차적 역할을 마땅히 해야한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왜곡된 정보에 학교의 분위기가 심각해지고 ‘학교 통폐합설’이 대두되기도 해 논란이 되었다. 특히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학우의 글이 올라오면서 ‘교원대가 통폐합이 된다’라는 이야기로 외부에까지 왜곡되어 전달되게 되었다.
사자성아 욕속부달(欲速不達)과 유비무환(有備無患)이 있다. 우리말에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라는 속담도 있다. 제대로 된 준비 일을 성급하게 하려다 보니 도리어 일을 그르치게 되고 일을 처리함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의 고사성어와 속담이다. 통보가 되지 않았고 결과가 나기에 앞서 빨리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며 단체행동을 보이고자 함에는 성급함이 따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통보되지 않았다’는 정확한 정보 보도를 통해, 미확인된 사실에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풀고, 우리 기자들을 포함한 학우들 모두가 성급함을 거두고 신중함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하는 판단아래 호외를 낸 것이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대학신문은 대학생들의 투쟁의 매개체로 존재했다.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대항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과거 대학신문은 투쟁지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시대가 바뀌며 대학신문의 투쟁적인 역할과 성격이 요구되고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던 상황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한국교원대학교 신문사를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역시 상황이 바뀌면 변할 가변적인 것이지만, 지금 현재로서의 대답은 이렇다. 한국교원대신문의 역할은 ‘한국교원대’라는 대학안에서 나온 모든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신문이 ‘공론의 장’의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 한국교원대신문은 지금까지보다 더 대학공동체 내에서의 교수, 학생, 직원 및 환경들 등 대학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고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학내의 여러 문제를 포착하고 분석하여 하나의 이슈가 ‘해결책 강구’로 이어지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러한 역할 수행을 위해 우리는 기자로서 책임과 소명의식을 항상 숙지할 것이다. 또한 중도와 정의를 지키며 ‘곧고 바른 목소리’로 문제점을 지적비판하고, 우리 대학사회의 모습이 나아지고 발전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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