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겨울이 어울려 하얀 것들을 거부했다
순수함 속에 까매진 나의 신발 자국을 새기고
조금 더러워진 회색이 나를 또 감추곤 했다
너는 겨울에는 불길이 필요하다며
스스로의 몸을 빨갛게 물들이곤 했다
붉게 달구어진 너의 몸 속에
나는 파묻혀 점점 흘러내린다
나는 녹아 구름 되어 가까워진 태양에
땀을 뻘뻘 흘린다
너는 내리는 빗속을 걸어가고
남들은 다 꽃이 핀다지만
나는 아직 멀었기에 우리는 겨울 속에 갇히곤 했다
박준홍(윤리교육·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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