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4. 05. 18.
멋진 제복에 깔끔한 머리스타일, 바른 자세로 걷는 사관학교 생도들을 누구나 한 번씩은 길거리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만 봤지 그들이 실제로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베일에 싸여있다. 가깝지만 먼 사관학교 생도들, 그들의 웃기면서 슬픈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관학교는 우선적으로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과 행군을 자주한다. 평균 13~14시간 정도를 쉴 새 없이 걷는데 대부분 허벅지가 전투복에 쓸려 행군의 막바지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해 여자생도뿐만 아니라 남자 생도들도 살색 팬티스타킹과 속바지를 착용한다. 허벅지를 최대한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2학년인 한 남자생도는 “학교에서 스타킹을 나눠주고, 행군 가기 전 다같이 신는데 느낌이 묘하다. 어절 수 없이 아프지 않기 위해 착용하나, 어색하고 적응이 되지 않는다” 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들은 대학의 로망인 미팅은 어떻게 할까? 육군사관학교는 입학과 동시에 한 학기동안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외출이 금지되어있다. 물론 휴대폰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주로 일학년들은 육군사관학교 내에 있는 빵집이나 면회실에서 미팅을 한다. 술이 일절 금지 되어 있기 때문에 사관학교 생도들은 빵집으로 가서 우유를 먹으며 세 시간 남짓 이야기를 하고, 미팅이 끝나면 휴대폰 번호를 주고받는 보통의 상황과 달리 이메일을 서로 교환하며 헤어진다. 육군사관학교 1학년인 사관생도는 “미팅을 마치자마자 기숙사로 가서 주고받은 메일로 편지를 쓰고 매일매일 수신확인을 했었다. 결국 상대가 읽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 육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에는 공통된 문화가 있다. 신입생이 들어오면 일정 기간 동안 신입생에게 별칭을 붙여 부르는 것이다. 공군사관학교는 입학 전 4주정도 사전훈련을 하는 기간 동안 2,3,4학년들이 1학년에게 ‘메추리’라고 부르며 스스로 그렇게 지칭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부르면 신입생들은 “예! ○○○메추리입니다!” 이렇게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해군사관학교는 ‘보텀(Bottom)’, 육군사관학교에서는 ‘두더지’라는 별칭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가 신입생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비하적인 발언이라는 의식이 생겨나면서 이미 육군사관학교는 폐지가 된 상태이고, 다른 학교들도 점점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