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5일 인천에 있는 Y여고에서는 학생의 정규 수
업 참석 여부를 놓고 교감과 교사 사이에 진풍경이 연출
됐다. 학생들 앞에서 벌어진 이 같은 사태의 원인은 교과
부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하도록 한 교원능력개
발평가(교원평가) 학생만족도 조사 때문이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수업하러 교실에 갔더니 텅텅 비어있기에 물
어물어 가보니 교감선생님이 아이들을 전산실에 데려다놓
고 교원평가에 참여토록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감은“지난 해 전교생 1700명 중에 교원평가에 참여
한 학생이 20여 명뿐이어서 교육청에서 안 좋은 소리를
들었다”면서“그래서 올해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학교 교장은“교육청 질책 때문에
그랬지만 수업시간에 교원평가를 했다면 잘못이라는 생각
에 시정토록 했다”라고 말했다.
정규수업 시간을 뺀 채 교원평가를 벌이는 곳은 이 학
교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정규수업 시간에 교원평
가를 강행하는 것은 교육과정 관련 교과부 지침 위반이
다. 교과부 교원정책과의 한 중견관리는“수업의 질을 높
이기 위해 진행하는 교원평가인데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못하게 한 채 진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의 학교 교사들은 교원평가가 정규수업에 지장을 주고 있
다고 호소했다. 교원평가 참여율이 낮을 경우 교육청의
학교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교장과 교감
들이 학생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개입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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