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교원대학교는 그동안 교수, 학생 및 교직원들이 합심하여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학교 현장으로부터 비교적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이를 인정한 시·도 교육청도 소속 교원들을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에 파견연수 신분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따라서 다른 대학들이 대학원생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비해 한국교원대학교는 대학원생들 확보에 비교적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 대학원은 시·도교육청과 사전 조율을 통해 인원을 확정한 후 각 시·도의 지원자들을 선발하여 왔다. 그 과정에서 각 시·도교육청은 대학 고유 권한 중의 하나인 학생선발권을 존중하여 파견연수 인원만을 확정하는 선에서 한계를 그었고 대학은 방침에 따라 확정된 인원을 선발하는 방식을 유지하여 왔다.

올해도 11월 초 대학원 신입생 선발 과정이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금년 신입생 선발 과정은 예년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학원생들이 선발되었다는 점에서 세상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올해 서울특별시와 강원도는 종전과는 다르게 교원대 대학원 파견 교사를 교원대와 합의한 인원만큼을 사전에 선발하고, 이들을 대학원 입학시험에 응시케 하여 과락을 하지 않는 한 모두 합격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시·도가 대학원 파견 인원 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빙자하여 대학원생들을 스스로 선발하고, 그 인원을 교원대에 파견하겠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전국으로부터 대학원생들을 선발하여 국가 사회의 통합에 크게 기여해 온 한국교원대학교의 노력을 자기 시·도만의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한 짧은 생각으로 수포로 돌리는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처사는 교원대를 하부 교원 연수기관쯤으로 여겨 대학의 고유 권한 중의 하나인 학생 선발권을 침해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처사가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의 미래 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되어 다음 몇마디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기우였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그래도 우려하는 점의 하나는 다른 시·도들도 마찬가지로 학생선발권을 가져가겠다는 주장이 없을 것이라는 안전책이 없다는 것이다. 만일의 경우 우리 대학원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여 학생선발권이 없는 상태에서 주어지는 교원들을 단순 위탁연수만을 담당하게 되는 시·도 하부 부속기관으로 종속되는 상황은 벌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둘째, 우리 대학원의 미래 발전과 관련하여 심히 우려되는 점의 하나는 올해와 같은 신입생 선발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우리 대학원도 다른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원생들의 안정적 확보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이번 사태는 대학원 전공간 균형이 무너지는 사태를 초래케 하여 대학원 존재의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사태에 직면하여 대학원 당국은 교내 구성원들과 소통을 통해 사전에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 대학원생 배분에 실제로 나타난 현상의 하나는 어느 전공에는 서울시에서 추천한 대학원생들이 대거 몰려 타 시·도에서 지원한 학생들이 의도적으로 배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타 시·도 소속 교원들로 열심히 준비하고 지원한 교사들은 시험은 치루었지만 서울시 추천인원으로 인해 원천적으로 기회가 박탈되어 기회균등의 원리에 저촉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교원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하기를 원하는 지원자들에게는 적어도 접근에 있어서만큼은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심한 말로 표현하면, 이러한 처사는 ‘눈감고 아옹’하는 식으로 타 시·도 소속 교원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번의 경우에서 왜 대학원은 서울시와 강원도의 요구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적어도 전공을 골고루 배분하는 지혜와 조정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끌려만 다녔는지에 대한 해명은 물론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은 필자도 인정을 하지만 이러한 우려스런 결과는 수많은 노력을 묻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대학원은 외부 상황의 급변에 따라 과거 당연했던 것이 이제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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