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은 죽음에 이르러 말을 남기는 행 위 또는 그 말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의 위기가 자신의 눈앞에 닥쳐 있거나 죽음에 이르게 될 때 자신의 일생의 삶이 순식간에 지나간 다고 한다. 때문에 인간의 삶의 마지막에 남기는 ‘ 유언 을 읽다 보면 그 사람의 삶과 인생

을 살펴볼 수 있다. 사람들의 유언을 살펴보면 자신이 살아있을 때 하지 못한 행위나 전하지 못 한 말을 최후에까지 세상에 남김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만든다. 유언은 자신의 살아왔던 삶 전반 을 집약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이러한 유언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일 것 이다.

자신의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자기 자신을 생각하기 보다는 전쟁의 상황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의 삶에서 보여주지 못하였던 것을 유언을 통해 말하기도 한다. 홍길동전의 지은이로 유명한 허균은 죽기 전에“ 아 직 할 말 이 남 아 있 다 ! ”는 유 언 을 남 겼다. 허균의 사상이나 생각은 시대를 앞서는 것이었다고 평가된다. 그는 옥에 갇혔다가 심문 한번 받지 못하고 바로 처형되었는데 어떤 말을 더 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이와 반면에 자본론으로 유명한 칼 마르크스는 남길 유언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저리 꺼져! 유언은 살아 있을 때 할 말을 다 못한 얼간이들이나 하는거야!”라고 답했다고 한다. 유언은 때로는 미래를 예언하기도 한다. 조선 중기의 공신인 심기원은 죽기 전에 자신을 산채로 5토막 내서 처형해 야 한다고 주장한 김자점에게“너도 똑 같이 될 것이다. 이놈아!”라고 유언하며 처형당했다. 실제로 심기원의 말처럼 김자점도 후에 역모죄에 연루되어 똑같은 방식으로 처형되었다.

자신의 죽음을 오히려 해학적으로 이야기 하며 웃음을 유도하는 유언도 있다. 정수동 혹은 정만서로 알려진 조선 후기의 해학가인 정지윤은 죽기 직전 친구들 이 죽는 기분을 묻자“죽는 기분 말인가? 처음 죽어 보는 거라 잘 모르겠군. 내 죽은 다음에 다시 말해주지.”라고 답했다 한다. 유언에 죽은 자의 의지가 들어있어 산 자가 그 의지를 잇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는 죽기 전에“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게... 배가 고프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유언을 들은 대학생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노동자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그의 유언은 여러 사람들의 인식의 전환과 행동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그의 말이 전해져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삶의 끝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볼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유언을 남기면서 삶을 마치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 유언은 과연 미래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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