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으로 전체를 속단해서는 안돼

 최근 수원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 사건이 너무나도 잔인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살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200여 조각으로 잘려나갔으니, 그 엽기적인 범행 행각에 누구라도 놀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잘못된 시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제노포비아(Xenophobia, 이방인 혐오증)들이다. 그들은 이 사건의 잔인성뿐만이 아니라, 이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조선족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수원 토막살인 사건 이후 그들은 국내 최대의 조선족 온라인 커뮤니티인 '중국조선족대모임'에 조선족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담은 글을 쓰는 등, 단편적인 사건을 '조선족'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
 경찰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외국인의 범죄량은 2004년 9,103건에서 2010년 22,543건으로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제노포비아들은 이 통계를 보고 외국인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 인구가 2004년 469,183명이었던 것에서 2010년 918,917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생각이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범죄의 절대량은 자연스레 증가하는데, 단순히 범죄량의 증가에만 주목하는 것은 색안경을 끼고 외국인을 바라보는 탓에 발생하는 잘못이다.
 제노포비아 현상에 대해 우리학교 김지경(일반사회교육)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명예가 곧 자신의 명예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집단과 외집단을 가르고 항상 내집단보다 외집단을 나쁘게 보려는 심리가 있다"고 하면서 "어떤 집단과 그들의 부정적인 행동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그것을 과장되게 연관시키는 식의 오류는 인간이 쉽게 저지르는 잘못으로, 이를 탈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어떤 범죄를 저지른 개인이 특정 인종에 속한다고 해서 그 인종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제노포비아들이 저지르는 대표적인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현상이 우리 학교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청람광장 게시판에는 기숙사 내에서 외국인이 지나치게 시끄러운 행태를 보인다는 몇몇 글들이 게재되었다. 그 글들은 '시끄러운 사람'을 '외국인', '중국인'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했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일부 몰상식한 사람이 존재하지만,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그들이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라는 집단명사로 통칭된 것이다. 그로 인해 모든 외국인들이 기숙사 내에서 시끄럽게 생활한다는 편견이 생겨날 수 있다. 김알기(역사교육·11) 학우는 "외국인에 대한 편협한 시각이 불러온 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청한 외국 출신 학우는 "평소에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외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본 적은 없다"고 했지만, "그런데 친구에게서 다른 사람들이 '외국인은 통화하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면서 욕을 한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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