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을 늘리려면 정책과 사회적 인식 함께 해야
요즘 정부에서 특성화고 취업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영기업체를 중심으로 대기업에서 그동안 없었던 고졸 취업을 확대하여 특성화고에 관심이 높아졌다.
대학 진학률이 해마다 늘면서 실제 산업인력의 공급기반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대학 진학이 늘어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은 따로 가르쳐야하며 조건에 맞는 인력을 찾기도 어렵다. 전문계 고등학교 출신의 인력을 찾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취업을 목표로 만든 전문계고의 대학 진학률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실업과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졸 취업을 확대하는 해법을 찾아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 대부분이 취업과 진학을 놓고 갈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 취업-후 진학'이 가능하다면 상당수 학생들이 취업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지고도 취업이 가능한 기업문화를 창출하고 처우도 개선된다면 굳이 무리해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에서도 '선 취업-후 진학'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고졸자 공무원 채용비율을 높이고 공공기관에 신규채용 인력 중 20%를 고졸자로 충원할 것을 권고하면서 고졸자 채용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올해 공채인원 500명 가운데 200명을 고졸자로 채용하기로 한데 이어 한국산업은행이 318명 중 80명을, 한국가스공사는 224명 중 50명을, 한국환경공단은 93명 중 20명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99명중 20명에 달하는 고졸자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고졸자 채용 분위기는 민간 기업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후 진학'에 대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14일 '사이버 대학 특성화 지원 사업'을 확정하였다. 이 사업에 교과부는 6억 원을 투입해 4개 대학을 선정, 평균 1억 5천만 원을 지원한다. 또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선정학교를 대상으로 '후 진학' 선도대학을 추가로 선정한다. 교과부는 LINC 현장밀착형 선정학교 중 후 진학 지원계획이 우수한 10개교를 선정해 연간 2억 원을 지원한다.
실제로 청주공업고등학교의 특성화 담당자는 "2011년 진학률과 취업률이 70대 30이었으며 작년에는 50대 50이었고 올해 희망 조사결과 30대 70인 것을 나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선 취업-후 진학'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의 정책과 함께 학교의 현장 밀착형 교육을 위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교육도 중시되고 있다. 교과부가 주관하는 '2011 취업기능 강화 특성화고등학교 육성사업'에서 최우수교로 선정된 수원정보과학고는 다양한 취업 관련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왔다. 취업마인드 개선을 위한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진로설명회', 취업캠프, 취업엘리트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산업체 요구 직무분석 ▲고급자격증 영재반 운영 ▲산학겸임교사 채용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한국-뉴질랜드 현장실무 원격화상실시간 영어회화 프로그램 운영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과과정 뿐 아니라 교사의 자질도 중요시 되고 있다. 최신 기술과 트렌드에 대해 현장상황을 잘 모르는 교사들이 자신의 과목을 가르치고 취업지도를 할 때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에 교과부는 작년 12월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와 '특성화고 교원 현장직무연수 지원협약'을 맺고 올해 봄방학동안 시범 실시하였다. 고용노동부 이채필 장관원 "산업수요에 맞는 인재를 키우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려면 기업과 연계해서 직업교육을 혁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공업계 전문교원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방학부터 한국기술교육대·폴리텍대학을 활용해 본격적인 연수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모든 특성화고등학교과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취재과정에서 한 특성과도읗가교는 "현재 특성화방향에 대한 회의를 느껴 새로운 방향을 찾고 있다"며 특성화 방향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게다가 '선 취업-후 진학'이 가능한 기업은 학교와 협약을 맺은 곳에 한정되어 있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한정된 측면이 있다. 인천생활과학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임지수(17) 양은 "학교와 협약 맺은 곳이 맘에 드는 곳이 없다"며 취업이 아닌 진학을 선택할 예정에 있다.
아울러 고졸취업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정책 변화와 함께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최훈민(18) 군은 IT특성화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최 군은 한 언론에서 "IT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은 입시공부보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고싶어서였지만 실제 겪어보니 특성화학교든 인문계 고등학교든 입시경쟁교육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