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1일, 전국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었다. 이번 훈련은 제604차 민방위 훈련의 날을 맞이하여 실시되었다. 지난 제천 참사, 밀양 참사가 일어난 후 더 이상의 인명 피해와 참사를 막고자 처음으로 전국 기관을 대상으로 하여 실시된 전국 화재 대피 훈련이었다. 이번 훈련은 화재 대피 훈련으로 원칙상 민방위 방송이 전국에 울리면 각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바깥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민방위 훈련 실시 이후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방위 훈련에 참여하였냐는 질문에 178명의 응답자 중 80%에 달하는 141명이 ‘아니오’ 라고 응답하였다. ‘민방위 훈련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는가’ 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52%가 ‘예’라고 답하였다. 즉,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민방위 훈련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고 알고 있었다고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방위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문 결과 ‘민방위 훈련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25%를 차지했고, 그 뒤로 ‘교수님이 강의 진행을 계속해서’가 20%,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아서’가 13%, ‘훈련에 참여하기 귀찮아서’가 9%를 기록하였다. 기타 이유로는 ‘방송이 나오다 끊겼다.’ ‘기숙사에 있어서 하지 않았다’ 등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번 훈련을 담당한 한국교원대 총무과 엄태준 계장에게 문의한 결과 “원래 원칙상 홍보를 하면 안 된다. 하지만 학생들이 당황할 것을 감안하여 각 부서에 공문을 내렸고,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는 시간대의 강의들을 조사하여 각 교수님들께 양해를 구하였다. 홍보에 있어서도 정문, 후문, 기숙사 앞 등 주요 시설에 플래카드와 포스터를 부착하였다. 학교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다” 고 답하였다. 또한, ‘그렇다면 이러한 참여 저조에 대한 원인과 해결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학생들의 훈련 심각성 인식 부족이 이 문제를 야기하였다. 학생들 의식 개선이 해결방안”이라고 답하였다.
하지만 학우들의 입장은 달랐다. 차유진 (윤리교육·18) 학우는 “훈련 사실을 알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안내 방송을 듣게 되었는데 아무도 반응을 안 해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하였다. 또 다른 익명의 학우는 “기숙사 룸메이트를 통하여 훈련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고 무엇보다도 교수님께서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였다.”라고 말하였다. 익명의 학우는 “누군가 안내하는 사람이 있었어야만 했고, 그런 중요한 사안이었으면 층장을 통해서나 메신저로라도 연락을 해줬어야만 했다.” 라며 아쉬움을 드러내었다.
화재 대피 훈련은 언제 발생할지 모를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유명무실하게 훈련이 이루어지게 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학교 측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요구되며, 또한, 교수, 임직원, 학우 각 개인들 또한 훈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기자명 김수빈 기자
- 입력 2018.04.06 15:20
- 수정 2018.04.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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