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소통의 시간’이 남긴 두 가지

  지난 14일, 우리학교 교원문화관에서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초빙해 ‘긍정의 변화! 폭력없는 학교! 예비교사로서 우리는…’이라는 주제로 사도교육 특강이 열렸다. 여기에는 세 명의 학우가 우리학교 학생들을 대표해 패널로 참가하여 이주호 장관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1000여 명의 학우들이 참여한 가운데, 패널과의 토론이 끝난 후 특강에 참여한 일반 학우들도 이주호 장관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졌다.

◇ 학생들과‘소통’하는 시간
  토론회는 사회자의 진행과 함께 패널들과 이주호 장관이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패널들과 이주호 장관은 학교폭력 해결이라는 주제에 따라 ▲학생에 대한 관심 제고 ▲학생 인성교육 강화 ▲교사와 학생간 소통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교사의 역할 ▲학교 폭력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 제고 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멈춰 제도’와 같은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토론 진행 과정에서 이주호 장관은 학생의 의견 제시와 관련하여 시행 중인 정책을 소개하는 한편, 학생들이 제시한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정책 반영 의사를 밝혔다. 토론회는 방척석의 학생들과 이주호 장관 간에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이주호 장관이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 ‘짜인 각본’, 펜은 학생들에게
  이번 사도교육원 특강은 일부 학우들로부터 “처음부터 대본을 짜놓고 그대로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받았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학우는 “특강을 듣다가 중간에 그냥 나와 버렸다”며 “조작된 토론회라는 생각이 들어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주호 장관과 세 명의 패널, 그리고 사회를 맡은 우리학교 김희정(교육학) 교수는 어느 정도 ‘짜인 각본’에 따라 토론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조부경 사도교육원장은 “자유 토론이 이루어지면 물론 좋겠지만, 무대에서 벌어지는 큰 행사여서 시나리오를 써놓고 그에 따라 진행했다”고 하면서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활한 진행과 시간 안배를 위해서 필요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대본이 짜여 있기는 했지만, 그 내용은 패널로 참가한 학생들이 직접 생각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패널로 참가한 황성엽 학생복지위원장은 “처음에는 대본을 쓰라는 말에 패널 셋이서 보이콧을 하려고 했었다”며 “하지만 정제된 토론회를 원했던 것이라는 해명을 듣고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는 어차피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이야기를 하려면 말을 정리해서 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소통’하지 못한 1000여 명의 학생들
  사도교육원 홈페이지의 5월 4일자 공지사항에는 이주호 장관을 초빙한 특강이 ‘단순한 특강이 아닌 교육부 장관과의 소통 및 토론의 장’이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이주호 장관이 바쁜 업무의 와중에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교원대를 방문한 것이 사실이고, 패널들과 토론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주호 장관이 패널을 포함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모두 1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에도 단 세 명의 패널들과 이야기하고 두 명의 학생들에게만 질문을 받았다. 안샛별 총학생회장은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내가 준비한 질문도 다 꺼내지 못했다”고 하면서 “일반 학우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지 못했는데, 모든 학우가 함께한 ‘토론회’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이 가장 아쉽다”고 답했다. 또 사도교육원특강에 참여한 김지형(국어교육·11) 학우는 “앞서 있었던 ppt 발표도 인상 깊지 못했고, 피상적인 토론회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번 특강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