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가면 뭐 특별한 데 있어?” 나는 천안 사람이다. 토박이는 아니더라도, 초중고를 모두 이곳에서 졸업했고 지금도 주말이면 안방처럼 드나드는, 나와는 뗄 래야 뗄 수 없는 도시다. 그러나 이런 나도, 막상 동기들이나 선배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시월이면 흥타령 춤축제로 성황하는 천안 삼거리, 버스커 버스커 노래의 배경이 되는 천안 야우리, 사월이면 온 학교에 벚꽃이 만개하는 북일 고등학교 등 놀러 갈 곳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 물론 노는 사람 나름이겠지만-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천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나는 주저 없이 독립기념관으로 가자고 말할 것이다. 독립기념관은 1987년에 순수 국민들의 성금으로 지어진 일종의 전시관으로서,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36년 일제 강점기의 수난사와 그러한 국난을 극복하는 과정들을 기록하고 각인 시키는 자료들로 가득하다.

또한 단순히 유리창 속에 유물들을 배치해놓는 기존 전시관과는 달리, 관객들이 독립군이나 혹은 민족대표 33인, 감옥에 갇힌 독립 투사의 심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참여적 요소’도 전시관 내부 곳곳에 존재하고 있으며, 훙커우 공원 윤봉길 의사의 의거, 안중근 의사의 의거 장면, 청산리 대첩의 현장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음으로서 그림으로만 접하던 한국의 독립 투쟁의 현장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특별히 그러한 내부적 요소 외에도, 교원대 학생들에게 독립 기념관을 추천하는 이유가 또 있다.

‘외교 전쟁’이라고 까지 불리는 현재의 일본과의 국제 정세에서‘사실’이 무엇인지 분명히 확인하고, 또한 그러한 사실 하에 우리는 대한민국 교사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제 정세가‘공방전’의 형태를 띠면서 국민들의 감정도 격렬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럴수록 감정에 호소하는 여론에 휩쓸려 부적절한 대응을 할 수도 있고 , 혹은 다른 사람들의 너무나도 극단적인 대응에 대해 자신을 격리하며‘무관심’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어떤 방향이 되었든지 간에, 감정적인 대응이나 무관심은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독립기념관을 관람한다는 것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란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는 일단 독립기념관을 제대로 관람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적어도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를 좀 더 생생히 확인하고,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지금 그런 것을 체험함으로서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강화해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피부로 와 닿는 일본 외무부의 사실 왜곡에 대하여 우리가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혹은 안다고 하여도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여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잘못도 있는 것이다. 물론 꼭 독립기념관에 가야 그러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직접 그 세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서, 가장 생생하게 그 당시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임은 분명하다. 이번에 우리 과는 외부 교육의 일환으로 독립기념관에 간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교원대에서 천안까지는 기차를 타고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시간이 난다면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것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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