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이 잘 아는 작곡자 중 한 명인 슈만은 1810년에 태어나 1856년 46세의 나이에 자살로 인생을 끝맺은 낭만시대(Romanticism) 작곡자이다. 어릴 때부터 문학과 음악에 심취한 그는 아버지의 반대로 어린 시절엔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다 라이프치히 법과대학에 입학한 1828년, 그는 한 피아노 선생님을 찾아냈고 연습에만 매달렸다. 피아노 선생님에게는 9살 된 딸이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그 유명한 클라라이다. 클라라는 9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장래가 촉망된 피아니스트였고 14살이 되었을 때는 아버지의 제자인 슈만과 사랑에 빠진다. 이 유명한 피아니스트와 작곡자의 만남으로 인해 역사상 최초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음악 자체로 펼쳐지는 일이 벌어진다. 슈만은 클라라를 위해 숱한 곡을 작곡하고 클라라는 그 곡을 정리하여 발간한다. 또한 더 나아가 슈만이 죽은 후 슈만이 아끼던 제자인 브람스라는 또 다른 천재작곡자와 클라라는 사랑과 존경의 생애를 보내낸다. 소설에나 나올 법한 로맨스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슈만은 원래 피아니스트가 될 생각이었으나 불의의 사고로 손을 다친 후 작곡에 전념한다. 또한‘새음악지(Neue Zeitschrift fur Musik)’라는 이름의 음악 잡지를 정기적으로 펴내는데 여기서 그는 자신의 제자이자 훗날 클라라를 사랑하게 되는 브람스란 작곡자를 소개한다.

잡지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던 시기에 그는 클라라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운명적 사랑을 깨달은 것이다. 본디 슈만을 사모하던 클라라와 슈만의 사랑은 점차 뜨거워졌다. 클라라의 아버지는 자신의 제자인 슈만과 클라라의 만남을 격렬히 반대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도 그들의 사랑을 꺾진 못했다. 그들은 결국 법정까지 갔고, 그 싸움의 승자는 슈만이었다. 슈만과 클라라는 결국 결혼승낙을 얻어냈다.

슈만은 클라라와 결혼할 때 피아노를 결혼 선물로 주었고 클라라는 그것을 일평생 사용했다. 또한 결혼하기 하루 전 슈만은 그 유명한 사랑의 노래인‘미르테의 꽃(Myrthen)’이란 연가곡을 클라라에게 바쳤다. 낭만시대의 천재 작곡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를 위하여 사랑의 가곡을 헌정한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을 반영한 듯 26개의 가곡으로 된 이 가곡집의 첫 번째 노래의 이름은 ‘헌정(Widmung)’이다.

그러나 1854년, 천재 작곡자 슈만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슈만의 귀에는 감미로운 음악과 죽이겠다는 협박이 환청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결국그는 라인 강에 투신하는 등 자살을 시도한다. 끝내 정신병원에 실려 간 그는 2년 후 숨을 거두었다. 이러한 그의 삶이 투영된 숱한 걸작은 두 가지 양상을 보인다. 하나는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이고 또 하나는 자살까지 간 슈만의 어두운 내면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모습이다.

지적이면서도 낭만적이었던 그의 생애는 클라라라는 한 여성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슈만은 클라라를 위한 곡을 작곡했고 클라라는 그런 슈만의 곡을 세상에 알리는데 애썼다. 천재 작곡자와 뮤즈의 만남은 그 어느 로맨스 소설보다 로맨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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