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과의 만남은 좋지만 강제 음주 분위기는 지양했으면

해마다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각 학과별로 신입생과 선배 간의 대면식을 진행한다.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우리학교의 대면식 문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23개 학과 중 18개 학과 217명이 참여하였다.

◇ 대면식 어떻게 진행하나
설문 결과 우리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학과에서 대면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면식의 형태를 묻는 질문에는 51%의 응답자가 각 학년 별로 대면식을 진행한다고 답했고 41%의 응답자는 대면식과 더불어 신입생 환영회도 한다고 답했다. 대면식을 진행하는 장소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술집’이 75%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대면식 참석 여부의 자율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는 설문응답자 중 80%가 ‘예’, 12%가 ‘참여를 강요받는 분위기’라고 응답했다. 대면식 불참비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5%가 ‘있다’, 88%가 ‘없다’에 답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한 응답자는 “왜 굳이 선배와 후배가 만나야 하며, 다른 장소도 아니고 술집에서 대면식을 진행한다는 것이 싫다. 참여가 강제는 아니지만 다들 가는 분위기에 눈치가 보였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 신입생 “대면식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해”
‘소속 학과에서 장기자랑이나 FM(관등성명식 자기소개)을 시켰습니까?’라는 질문에 62%가 ‘아니오’에, 13%가 ‘예’에, 11%가 ‘기타’에 응답하였고 12%의 무응답이 있었다. ‘음주를 강요하는 선배나 후배가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87%가 ‘아니오’에, 8%가 ‘예’에 응답하였다. 관련 의견으로는 “FM이나 강요하지는 않지만 장기자랑, 선배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이 힘들다”, “음주를 강요하거나 술을 마시도록 몰아가는 것이 싫다”, “마실 수밖에 없는 분위기로 몰아가지 말았으면 좋겠다. 술 좀 적당히 먹이고” 등이 있었다.
한 응답자는 “대면식 때 번호를 딴 선배에게 무조건 문자를 보내라고 강요하고 그 내용이 단체문자나 같은 내용이면 안된다는 등 감정노동을 강요했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익명의 학우는 “후배가 선배를 한 명 한 명 찾아가 번호를 묻고 나서 문자를 보내야 한다. 그렇다고 단체 문자를 보내면 자기들끼리 서로 확인해보고 뒷말이 나오기도 한다. OO과 같은 경우는 그냥 단체 채팅방에 번호를 올려서 교환한다고 하는데 굳이 저런 방식으로 번호를 묻고 문자를 보내는 것은 후배들에게 힘든 일을 가중시킨다는 느낌이다”라며 번호 교환 방식의 불합리함에 대해 얘기했다.
또한 제보에 따르면 대면식에서 후배들에게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거나 후배들에게 술을 강권하는 선배도 있다고 한다. 한 익명의 학우는 “대면식은 전체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특정한 선배 한 분이 몇몇 후배에게 다분히 모욕적으로 느껴질 만한 발언을 했다”라고 답했다. 그밖에 익명으로 들어온 제보로는 “대면식을 하면서 일찍 돌아가려는 것을 막아 후배들이 원하는 시간에 못 가게 했다”, “술을 잘 못 먹어서 그만 먹겠다는데 괜찮다면서 억지로 먹였다”, “속이 안 좋아서, 컨디션이 나빠서 못 먹겠다는데 ‘선배 잔을 못 받느냐’라면서 억지로 먹였다” 등이 있었다. 제보자들은 모두 익명을 희망했다. 익명을 희망하는 이유에 대해 한 제보자는 “과내 선후배 관계가 철저한 편이다. 이야기가 돌면 집합이 걸릴 수도 있어서 쉽게 밝히기가 어렵다. 작년까지도 계속 집합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익명을 희망한다.”라며 두려움을 내비쳤다.
대면식에 대해 “선배들과 수업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서 도움을 받았다”, “선배들과 진지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학교 생활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어떤 응답자는 “선배의 입장에서는 새내기들과 대화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요즘 SNS에서 선배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받기도 하고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취지일지라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대면식의 변화를 희망했다.

◇ 대면식 계속 해야 하는가
‘대면식이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84%가 ‘예’, 11%가 ‘아니오’에 응답하였다. 대면식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이유에는 ‘선후배 간 친목 도모’가 84%로 가장 많았다. 대면식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는 전체 설문 응답자의 11%가 ‘빠질 수 없는 분위기’, 11%가 ‘원치 않는 음주’, 5%가 ‘굳이 선배들과 만나는 자리에 참석하기 싫다’에 응답했다. 대면식 지속 여부와 관련된 의견으로는 “대면식이 아니면 선배들과 인사를 언제 해보나 싶다”, “신입생 환영회만 했으면 좋겠다”가 있었다.

대면식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한 응답자는 “편하게 대화를 해주고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전해 주는 것이 정말 좋았다. 조금의 억지도 없는 화목한 대면식 문화로 점점 발전되어 갔으면 한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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