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문화
5월 17일, 학교 전체가 봄꽃 대신 알록달록한 연등으로 둘러싸이는 곳이 있다. 바
로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의 이야기다. 동국대는 1906년 민족교육을 위해 개교한
명진학교에서 시작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동국대는 ‘불교정신을 바탕으
로’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한 이상세계의 구현을 건학이념으로 한다.
동국대에서는 매년 석가탄신일을 맞아 연등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학교 축제 때는 스님들이 진행하는 불교 관련 행사가 마련돼 있다. 또한 동국대 불교학술원 주최로 불교와 관련된 다양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학내 곳곳에서도 불교문화를 찾아볼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학교 한가운데에 있는 ‘팔정도’다. 불교 철학에 등장하는 용어인 팔정도(八正道)를 8갈래의 길로 이루어진 공원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또 학내에 위치한 건물 중 하나인 ‘상록원’에는 승려들을 위한 채식 식당이 존재하는데, 승려들은 물론 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든지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각각 수요법회와 토요법회가 열리며, 구성원에 따라 자유로이 참여할 수 있다. 동국대에 산업시스템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승려분들도 학교에서 많이 공부를 하시는데, 합장으로 인사를 드리면 반갑게 맞아주신다”며 “이러한 문화가 여러모로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동국대 학생들은 건학이념에 맞게 불교수업을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졸업이 인정된다. 이러한 계열의 수업으로는 불교와 인간, 자아와 명상 두 가지가 있다. 자아와 명상 수업의 경우 강의하는 교수에 따라 자유롭게 수업을 구성할 수 있어, 춤을 배우거나 그저 명상을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불교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하는 것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역사교육과 2학년 학생은 “종교 자체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독교인으로서 다른 종교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며 불교수업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이어 “하지만 다른 학생들은 대체로 불교수업을 귀찮게 여기는 추세인 것 같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