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교수, 학생대표 대면도 거절 윤리교육과,‘더 이상 협상 없어’

지난 8일 H교수의 교양수업인 ‘영화로 배우는 철학’ 개설이 확정됐다. 윤리교육과의 H교수는 2006년 윤리교육과 학부생을 상대로 한 성희롱 혐의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윤리교육과는 사실의 규명 과 H교수 퇴진을 목표로 시위해오고 있다. 2009년부터 윤리교육과는 직접적인 시위보다는 수강 신청 거부 운동으로 그 방향을 선회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지난 337 호 참고) H교수의 강의는 수강 신청 거부 운동으로 인해 대부분의 수업이 개설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팀티칭 방식으로 전공수업이 불가피하게 개설된 적은 있었지만 그의 교양 수업이 개설 된 것은 사건이 있었던 2006년 이래 처음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윤리교육과 학회장 신미목(윤리 교육과·11) 학우를 만났다.

Q. 올해도 수강 신청 거부 운동은 계속됐다. 계속해나갈 것인가?

A : 윤리교육과는 H교수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시위를 해왔고 이에 대한 방향을 선회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작년에 H교수와의 협상을 준비했었다. H교수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이대로 간다면 지난 일들에 사과도 받지 못하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 없이 흐지부지 된다. 시위의 상대가 더 이상 존재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흐지부지 되는 것 보다 협상을 통해 사과를 받고 끝내는 것이 좋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사과는 H교수가 협상문을 받아보고 학회장과 학회원들 앞에서 그것을 읽는 것이었다. 협상문의 주 내용은 피해를 받은 모든 이들에 대한 사과였고, 그 이외에도 학과장을 역임하지 않는다거나 과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 등이 있었다. 협상은 곧 이뤄질 것처럼 보였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H교수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실 H교수와의 협상은 당시 학 과장님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었는데, 학과장님을 통해 H교수가 학생 대표와 학생들 을 만나기 거부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협상은 결렬됐다.

Q. 앞으로 H교수와 협상의 여지는 없나?

A : 윤리교육과에서는 학생은커녕 학생 대 표도 만나지 않겠다는 사람이 어떻게 사과를 할 것이며, 이렇게 받아낸 사과에 사과의 의미나 진정성이 있을 수 없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H교수가 더 이상의 과 구성원으로 있기를 거부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협상의 여지에 대해서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협상이 진행 중일 때 열렸던 작년 종강총회에서 협상 이 결렬되면 자동적으로 시위를 계속하는 것으로 이미 결정했다.

Q. 이번에 H교수의 교양수업 ‘영화로 배우 는 철학’이 개설 됐다. 어떻게 된 것인가?

A : 지금까지 수강신청인원명단을 보고 일 일이 전화를 드려서 사실 전달과 함께 양해를 구해왔지만, 사실 이러한 행동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얻는 것은 과사무실이나, 학회장 분들의 도움을 받아 왔으나 과연 이러한 것이 윤리교육과로서 해야하는 일인지에 대해 고민이 들었다. 사실상 본인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인데, 큰 도덕을 위해 작은 도덕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개인 적인 사정도 있었고, 학회장으로 미숙했던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연락드리지 못했다. 확대운영위원회 위원들에게까지 수강 신청을 자제시켜 달라는 이야기를 드렸다. 하지만 교양수업 한 과목이 개설됐다. 참담하다.

Q. 학우들 중에 이러한 수강 신청 거부 운동의 전말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이에 대해 불만 을 가진 학우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 H교수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를 받았던 기록이 올해로 기간이 다 되어 삭제 된 상태여서 이 사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이제는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기에 정보 제공에 상당히 조심스러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H교수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 불만이 있으신 분들에 대해서 개인적인 부분으로는 공감할 수 있다. 교수의 도덕성이 강의와는 관련 없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윤리 교육과는 이러한 입장을 취할 수 없다. 처음 시위는 피해자들을 위한 복수성을 많이 고려 한 부분이 있었지만 피케팅 시위를 준비하면 서 윤리와 철학을 가르치는 윤리교육과의 교수로서 책임을 지기를 요구했다. 누가 무엇 을 어떻게 당한 구체적인 사실은 이제와 핵심적인 사안이 아니다. 윤리교육과 사람으로서 해서 안 되는 짓을 했기에 더욱이 사과조차하지 않고 있기에 이런 사람에게 수업듣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학자로서의 양심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듣는 위선적인 가르침은 어떻게든 진정한 가르침이 될 수 없다.

현재 H교수가 퇴직하고 세월이 지나면 H교수와 관련된 모든 기억들은 모두 학외에 있는 사람들만의 기억이 될 가능성이 높다. H 교수 사건은 당시 윤리교육과 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의 일이었다. 성과 관련된 제 문제들은 사회에서도 용납하지 않는, 수위가 높은 범죄로 취급된다.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에 당시 학우들의 충격은 지금까지 지속되어 수강 신청 거부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H 교수의 퇴직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러한 일을 오랫동안 경계하도록 하는 상징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 학생과 교직원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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