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학교 정하기 어렵고 일반 봉사 활동이 주를 이뤄

▲ 그림/ 임소형 기자우리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졸업 전까지 교육봉사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교육봉사를 실시할 마땅한 학교를 찾지 못하거나 교육과 관련되지 않은 일반 봉사 활동을 해 교육봉사의 본래 취지와는 동떨어진 경험을 하고 있다.
◇ 교육봉사란
우리학교 홈페이지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교육봉사 활동은 교육실습 영역 중 하나로,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교육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실제 체험함으로써 교육 현장을 이해하고 교사로서의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60시간의 교육봉사 활동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교육봉사 활동의 실시 내용으로는 ▲학교 교육과정 지원(방과 후 특기적성 활동, 특별활동, 수업보조교사, 수업지원 자료 제작 등) ▲학교 행사 지원(운동회, 현장 학습, 소풍, 학예회 등) ▲기초학력 부진아 학습 지도(방과 후 수준별 지도, 멘토 교사제 등) ▲학교의 특별실을 활용한 지도 ▲기타 교육관련 활동이 있다.
◇ 교육봉사생들의 고민
교육봉사 활동을 하려면 학생은 스스로 활동할 학교를 찾아야 한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활동하는 학교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모교 혹은 집 근처에서 찾은 학교다. 이런 경우 대상 학교들은 주로 소수의 학생만을 선발해 멘토 교사 혹은 부진아 학습 지도를 실시한다.(교육봉사생을 뽑지 않는 학교도 있다) 학생이 미리 선발 공지를 숙지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놓치긴 쉽지만, 제일 ‘교육’봉사다운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청람광장 등에서 공지를 읽고 찾을 수 있는 연고가 없는 학교다. 방학 중 열리는 과학 캠프같은 행사에서 교육봉사생을 구하는 데 참여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우리학교 근처의 부설고등학교·중학교·초등학교다. 대표적으로 월곡초등학교는 우리학교에서 교육봉사 활동을 가는 학생들의 데이터(교육봉사 확인서)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찾는 곳이다. 이는 학생이 원하는 시간대에 방문해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봉사활동의 연속성이 떨어져 1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교육봉사라기 보다는 교내·외 청소와 시험지 채점, 유인물 복사 같은 일반 봉사가 더 맞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월곡초등학교의 장병훈 교사는 “전공을 살리는 교육봉사가 되면 좋겠지만 이미 정규수업시간과 방과 후 활동이 계획돼 있고, 또한 학생들이 공강 시간이나 휴강일에 오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고 지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다른 대학의 학생들은 어떨까
대학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개정된 교원자격검정령에 따라 2009학년도 입학자부터 교육봉사 활동을 이수하기 시작했다. 다른 대학의 학생들 또한 우리학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청주 소재의 서원대학교 A학생(윤리교육·12)은 “취지는 좋지만 너무 의무적이라 졸업하기 위해서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충북대학교의 B학생(지구과학교육·10)은 “필수 졸업 요건임에도 정보를 얻기 힘들고, 인정 기관이 학교 뿐이라 원하는 곳보다는 자리가 생기는 곳에 갈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교육봉사 활동을 이수해야 하는 학생이면 대학에 상관 없이 비슷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 대상 학교들과 협력 필요해
학생들이 교육봉사 활동을 할 때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활동할 학교를 찾기 어렵다는 것과 교육과 관련된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와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충분한 이유가 된다. 졸업을 위해서는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활동이니 만큼, 각 지역의 주요 학교나 주변 학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봉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대상 학교에서도 교육봉사생의 수요를 예측해 대학에 필요 인원을 공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교육봉사의 개선점에 관해 장병훈 교사는 “가르치는 봉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 측과 함께 계획을 세우는, 가정학습 또는 1:1 멘토링 형식의 지도 방법이 좋을 듯하다. 이러한 활동이 학교에서 이뤄지기 위해서는 날짜와 시간 등을 미리 정해놓고 해야 할 것이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실제로 모교의 소개로 병원에 입원해 학교에서 수업을 못 듣게 된 학생을 가르친 민은정(역사교육·12) 학우는 “교육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 있었고, 학생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던 활동이었다”며 “교육봉사인데 청소나 사무보조 같은 활동을 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