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레위기 20장 13절에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뿐만 아니라 성경의 많은 교리에서 동성애를 극구 반대한다. 유럽의 교회는 오랜 세월동안 결혼과 가족의 구성을 교회 교리에 맞게 통제해 왔다. 프랑스 역시 가톨릭이 국교인 나라로써 동성 간의 결혼이 금지되어왔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 이후 무종교인들이 증가하고 사회가 개방됨에 따라 이혼이 허용되는 등 결혼, 가족제도의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에는 프랑스 진보 세력 중 하나인 민주당 출신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또한 자신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동성 결혼, 동성 커플의 입양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동성 커플의 결혼이 금지되어있지만, 1999년 동거 커플에게 혼인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PACS(시민연대협약)라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현재 이 제도는 동거를 하는 이성, 동성 커플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 하지만 문제점은 이 제도 하의 동성 커플은 입양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동성 커플에게도 입양과 결혼할 권리를 주기 위해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프랑스 정부가 결혼과 입양제도의 개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랑드 정부의 개혁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리학교 오은하(불어교육) 강사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도 중요하지만, 동성 커플에 의해 길러지게 될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는 데 문제가 없을지를 우려하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동성커플의 입양에 논쟁이 많다”고 말했다. 아이의 인권문제 뿐만 아니라 종교적 교리 역시 문제가 된다. 가톨릭 세력은 8월 15일 성모 승천일을 맞아 동성 결혼, 동성 커플의 입양을 반대하는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처럼 프랑스 사회에서는 올랑드 정부의 개혁안에 대한 반대의 의견이 많이 존재한다. 우리학교 Jean skranderani(불어교육)교수는 “올랑드 정부가 동성의 입양, 결혼 관련 새 법안을 제출하였지만 이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나를 포함해 프랑스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새 변화에 내키지 않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개혁이 쉽지만은 아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랑드 정부가 프랑스 의회에 제출한 새 법안이 통과될 것인지에 프랑스 자국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 등 동성 결혼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는 나라도 주목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가 된다면 동성 커플의 결혼과 입양에 대한 권리가 확대되고 프랑스 공식 문서에서 ‘어머니(mère)’, ‘아버지(père)’ 표기가 삭제되고 ‘부모님(parents)’으로 표기된다. 프랑스 내에서의 찬반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진보세력이 의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였기에 새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가톨릭 국가로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관습이 허물어지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똑같은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는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되었다. 각국의 대선 후보들 간의 동성 결혼 관련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논쟁은 먼 훗날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다.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성소수자의 문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 문제로 솟아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올랑드 정부의 동성 결혼 관련 새 법안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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