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 2013. 11. 11

최근 중국어교육과 신설 논의에 따라 몇 년간 신규 교사를 모집하지 않았던 특정 학과의 존폐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중국어교육과가 신설되려면 순수 정원의 증가 혹은 기존 정원 감축이 필요한데, 순수 정원의 증가는 사실상 불가하기에 기존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이에 일부 학내구성원들은 몇 년간 신규 교사를 모집하지 않았던 독어교육과, 불어교육과, 컴퓨터교육과, 환경교육과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우리학교 학과 중 가장 규모가 작은 독어교육과, 불어교육과는 아예 학과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어교육과의 신설 타당성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임용시험 모집 정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특정과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연 종합교원양성대학에서 나올 수 있는 주장인지 의아하다. 작년 사도교육원 특강에서 인재개발본부장이 (임용시험 모집 정원이 없어 합격률이 0%인) 특정 과를 몰아가던 모습이 겹치며 씁쓸하기까지 하다.
우리학교는 유·초·중등은 물론이고 교육학과가 신설되며 교육학에 이르기까지,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 및 연구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종합교원양성대학이다. 이는 우리학교에서 늘 자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점점 좁아지는 임용고시의 관문 탓일까. 혹자의 말마따나 우리학교가 ‘임용고시입시학원’ 정도로 전락하는 듯한 모양새다. 임용고시 합격률로 그 과에 대한 모든 것을 단정 짓는 분위기는 서울대 합격률에 따라 학교별 등급을 매기는 입시지옥의 풍경과 흡사하다.
현재 중·고등학교에는 여전히 많은 독어교사, 불어교사가 교편을 잡고 있다. 더 교사를 뽑지 않는다 해도 독어와 불어가 정규과정에 속해있는 한 독어교육과 불어교육에 대한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우리학교 설립목적에는 우수한 교원 양성, 교육전문가 양성, 현장 교육 수준 향상 이바지 외에도, 학교 현직 교원에 대한 계속적인 성장을 위한 재교육 역시 포함돼 있다.
물론 앞으로 모집 정원이 어떻게 나올지도 누구도 모를 일이다. 지금 당장 본인의 학과의 모집 정원 충분하다고 해서 다른 학과의 학문 및 교육적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마치 유행을 타는 청소년처럼, 당장의 임용시험 모집 정원에만 급급해 한 학과의 존폐를 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한 학과가 가지는 무게감과 교육이라는 단어가 가져야 할 꾸준한 인내심을, 종합교원양성대학인 우리만큼은 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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