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백제유물전시관은 사적* 319호 청주 신봉동 고분군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20011129일 개관하였다. 현재까지 7차에 걸쳐 조사된 청주 신봉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백제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담고 있다. 또 청주 곳곳에 위치한 백제시대의 유적들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번호 청주 이모저모를 통해 청주에 남겨진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시설의 자취, 국가가 법적으로 지정한 문화재.

 

첫 발굴조사부터 전시관의 건립까지 청주백제유물전시관 탄생기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의 발굴조사 과정 (사진 / 이진서 기자)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의 발굴조사 과정 (사진 / 이진서 기자)

청주 신봉동 고분군은 1982515일부터 충북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굴하기 시작했다. 1차 발굴조사에서는 석실분 1기와 토광묘 14기가 조사되었으며, 105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2차 발굴조사의 경우 충북대학교 박물관과 국립청주박물관이 공동으로 발굴을 진행하여 486점의 유물을 출토하였는데 개중엔 철제단갑(鐵製短甲) 손잡이잔 세발토기 등이 있다. 3차 발굴조사에서는 토기와 철기 종류의 유물에 더해 유리구슬 목걸이, 금동 귀걸이, 곡옥 등이 발견되었다. 이후 7차 발굴조사까지 옹관묘 근대무덤 구덩무덤 석곽묘 등 여러 무덤이 조사되며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다.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무덤과 유물 (표 / 이진서 기자)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무덤과 유물 (표 / 이진서 기자)

석실분(돌방무덤) : 돌로 널을 안치하는 방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쌓아 봉토를 만든 무덤

토광묘(널무덤) : 구덩이를 파고 시체를 직접 넣거나 목관 또는 목곽에 시체를 넣고 그 위에 흙을 쌓아 올린 무덤

옹관묘(독무덤) : 시체를 큰 독이나 항아리 따위의 토기에 넣어 묻는 무덤

구덩무덤 : 적당한 크기의 구덩이를 파고 별도의 시설 없이 시체를 매장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무덤

석곽묘(돌덧널무덤) : 지면을 깊게 파고 석재로 덧널을 만든 무덤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의 소장 유물들 톺아보기

# 굽다리접시

굽다리접시는 과거 백제 신라 가야 등의 영토였던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 사용된 굽이 달린 접시 모양의 토기로, 뚜껑이 함께 사용되기도 했다. 백제의 굽다리접시는 굽이 낮으며 투창**이 없는 반면, 신라의 굽다리접시는 원통형 모양의 굽에 네모 형태의 투창이 엇갈려 뚫려 있다. 가야의 굽다리접시 또한 신라와 마찬가지로 투창이 있으나 일렬로 뚫려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토기 굽에 뚫린 구멍

백제의 굽다리접시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백제의 굽다리접시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신라의 굽다리접시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신라의 굽다리접시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가야의 굽다리접시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가야의 굽다리접시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 손잡이잔

손잡이잔은 오늘날의 컵과 같이 손잡이가 달린 토기로, 4~5세기 대에 백제 지역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잡이잔의 형태는 토기의 크기, 손잡이의 수와 형태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크기에 따라 용적량이 1L 내외인 소형과 2L 이상인 대형으로 구분된다. 손잡이는 하나만 부착된 경우와 양쪽에 대칭으로 2개의 손잡이가 부착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손잡이의 형태는 대체로 쇠뿔 짧은 막대 말머리 뱀머리 모양 등 동물의 머리 부분 형태와 마치 컵의 손잡이 같은 고리 모양 등이 있다. 추가로, 청주 신봉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대형 손잡이잔은 다른 지역과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가져 신봉동배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신봉동배는 손잡이가 하나만 부착된 것의 경우 고리 모양이 대다수이며 토기의 외면은 돌대와 물결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손잡이잔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손잡이잔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 세발토기

세발토기는 접시 모양의 몸체에 다리가 3개 달린 그릇으로, 삼국시대 때 백제의 영토였던 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이는 뚜껑을 덮을 수 있는지 여부와 그릇의 전체 크기 등에 따라 유개 반형 세발토기 무개 반형 세발토기 유개 배형 세발토기 무개 배형 세발토기 등으로 구분된다. 유개와 무개는 구연부*** 하단의 뚜껑받이 턱의 유무에 의해 나뉜다. 반형과 배형의 구분은 주로 크기를 기준으로 하며 구경 20cm 이상을 반형, 그보다 작은 소형을 배형으로 부른다.

***토기의 입술을 포함한 최상위 부분

세발토기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세발토기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 단지

단지는 항아리 또는 공 모양과 같이 둥근 형태의 몸체를 가지고 있다. 음식이나 물 등을 저장하기 위해 제작된 단지는 인간의 식생활과 문화가 발달하게 되면서 짧은목단지와 긴목단지 등으로 용도를 나눠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단지 표면에 격자무늬나 새발자국무늬와 같이 다양한 무늬를 새겨 장식하기도 했다.

단지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단지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 대구

대구는 동물 몸체에 띠고리가 붙어있는 형태의 허리띠고리로 마한 진한 변한 등에서 사용되었다. 동물의 종류에는 호랑이와 말이 있으며, 지역에 따라 문양을 도드라지게 새기는 양각과 문양 자체를 파내어 오목하게 만드는 음각의 문양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대구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대구 (사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제공)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이외에도 청주 곳곳에 위치한 백제의 유적들

청주 송절동 고분군

위치 : 무심천과 미호천이 합류하는 까치내의 낮은 구릉

원삼국시대 마한의 움무덤이 16기 확인되었다. 그중 도랑을 두른 것이 6, 도랑이 없는 것 10기가 있다. 이는 청주 지역에서 조사된 원삼국시대 마한의 고분 중 이른 시기의 것으로 미호천 유역의 마한과 백제 문화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다.

 

청주 봉명동 유적

위치 :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일대의 낮은 구릉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무덤, 집터 등 다양한 유적들이 확인된 곳으로, 역사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또 해당 유적에 위치한 백제시대 집터는 무덤만 조사된 청주 신봉동 고분군과 달리 백제시대의 생활 문화를 밝혀주었다.

 

청주 송절동 유적

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외북동·화계동 일대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다양한 유구들이 발견되었으며, 구석기 시대 퇴적층에서는 기원전 42,000에서 31,000년 사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먹도끼 찍개 다면석기 등이 출토되었다. 특히 청주 송절동 유적에서는 약 1,200여 기의 원삼국시대와 삼국시대에 사용된 생산·생활·분묘 유구가 확인되며 취락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청주 오송 유적

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정중리·봉산리·연제리 일대

원삼국시대와 삼국시대에 사용되었던 집터·건물터·가마·무덤 등이 조사되었다. 특히 무덤의 경우, 일반적인 움무덤과 도랑을 두른 무덤에 이어 주구연접움무덤과 구획움무덤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이처럼 백제의 유적이 가득 남겨진 청주, 여유로운 날 청주백제유물전시관에 들러 우리 고장에 전해지는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